"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한 '미래치안'과 엄정한 수사 원칙으로 지역민 안전을 확보하겠습니다. 범죄, 사고나 학교폭력·학대 피해자를 각계의 관심으로 돌봐 '또 한번 공동체로' 만들겠습니다."
최주원 경북경찰청장이 8일자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광역도의 약점이던 수사기능을 대폭 끌어올리고,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미래치안도 준비해 왔다.
최 청장은 경찰대 6기 졸업생으로 1990년 경위에 임용됐다. 2012년 경북경찰청 생활안전과장, 2013년 문경경찰서장을 지내고 경찰청 본청과 서울경찰청 등을 거쳐 지난해 연말 10년 만에 경북에 돌아왔다.
그는 "'고향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려면 어떡해야 할까' 골몰했던 100일이었다. 넓은 권역과 농어촌 고령화, 도시 인구쏠림 등 다양한 특성에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최 청장은 지역 인구의 주축이자 주 보호 대상인 노인층을 최우선시하며 보이스피싱·전세사기 등 민생침해 사건 예방과 피해 회복에 힘쏟았다.
동시에 경북경찰 역량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직원 7천여 명 모두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뜻의 '나·할·지·여·다' 운동을 이어가고, 현장 부서의 OJT(On the Job Training, 직무를 맡기며 지도교육하는 것) 내실화에도 힘썼다.
한 예로 고참과 막내 사이 '허리' 직원이 부족한 시군 경찰서에 도경찰청 책임수사관이나 경찰서 수사심사관 등을 파견 보내 직원들 눈 앞에서 사건 처리방법을 보여주고 설명하며 업무능력을 키운다.
최 청장은 과학 중심 '미래치안'의 필요성을 힘 실어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와 그렇지 못한 세대가 있듯, 후배 경찰들은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한동안 혼란을 겪은 선배들과 달리 조정된 경찰 업무를 당연시 배우고 과거보다 높은 수사력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변하는 시대, 후배 경찰 수사력에 날개를 달고 치안에 과학기술을 더하는 게 미래치안이다. 경북경찰은 드론 동아리 '드론캅'을 출범해 전문가를 양성한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선제적·예측적·과학적 경찰활동을 돕는 '데이터 기반 치안'도 도입했다"고 했다.

경북경찰청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친 묘 훼손, 태풍 힌남노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 관련 포항시장 조사, 경북도교육감 뇌물수수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을 잇따라 맡고 있다. 유력인사가 얽힌 사건은 결과에 따라 자칫 지지층·반대파가 경찰을 '내 편, 네 편'하며 공격할 수 있는 만큼 수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최 청장은 "수사 3대 기본칙은 객관적·과학적 증거 확보, 판례와 법리에 따른 사안 판단, 소송법상 적법절차 준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묘 훼손' 사건을 보면 범인도 찾기 전에 '저주냐 구복이냐'며 입장끼리 부딪고 있다"며 "경찰은 그런 해석을 뒤로 하고 객관적 증거 확보에 집중한다. '주차장 침수' 사고는 지자체 책임 범위를 따지는 전문가 심층 회의로, '교육감 뇌물 의혹'은 검찰과의 동반적 협업으로 각각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짚었다.
드라마 '더 글로리'를 계기로 학교폭력과 가정 내 학대에 대한 공분이 크다.
이에 대해 최 청장은 "학대와 학폭은 끊을 수 없는 인간관계 속에서 시작해 지속하는 '관계성 범죄'다. 처벌 이후에도 피·가해자 간 관계는 끊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가해자에게는 처벌과 함께 올바른 관계 형성법을 가르치고, 피해자에게는 경찰을 비롯한 가정·교육 관련 기관들이 저마다 '회복 탄력성'(실패에 좌절 않고 다시 일어서는 능력)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공동체 사회가 이웃들 온기를 바탕으로 인격을 만들고 보호해줬다면, 오늘날에는 관련 기관들의 공동체적 협조로 피해 회복을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청장은 재임 기간 국민 불안과 공동체 문제 해결, 화합 회복에 중점 둘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래치안'을 꾸준히 준비하고, 지역 대학들과 '경학(경찰-학계)협력'을 강화해 치안의 지식적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국민들은 1년 365일 24시간 경찰 역량을 통해 국가의 기능을 가늠한다. 기대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치안 만족'을 넘어 '치안 감동'을 돌려주는 경북경찰로 고향의 행복과 안전에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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