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우주에서 기다릴게

이소연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2008년 4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내 에네르기아사에서 소유즈 로켓으로 향하고 있는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 씨. 연합뉴스
2008년 4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내 에네르기아사에서 소유즈 로켓으로 향하고 있는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 씨. 연합뉴스

"정말 될 줄은 몰랐다. 장난처럼 쏘아올린 작은 공이 이렇게나 멀리 날아갈 줄은 상상도 못했다."

2006년 초, 카이스트 대학원생이었던 이소연 씨가 우연히 대한민국 최초 우주인을 선발한다는 기사를 봤다. '누가 첫 우주인이 될까'라는 호기심도 잠시, 연구실에 모인 선후배들의 부추김에 그는 반신반의하며 1차 선발 300인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지원한다.

그는 특유의 활기와 재치, 체력으로 차근차근 절차를 밟으며 지원자 3만6천 명 중 최종 2인에 뽑혔고 러시아에서 예비 우주인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그리고 비행을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예기치 않게 탑승 우주인이 됐다.

이 책은 대한민국 첫 우주인이자 인류 역사상 475번째 우주인인 이소연 씨가 우주 비행 15주년을 기념해 쓴, 호기심과 용기의 기록이다.

우주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물론 2008년 4월 8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 기지에서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출발할 당시 에피소드들, 그의 감정들이 세세하게 쓰였다. 9박 11일의 짧은 체류기간에 상당한 집중력으로 무려 18가지 실험을 성공한 성과, 귀환 과정에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었던 불시착 사고까지 다양한 얘기들을 들려준다.

무엇보다 이 책에는 직접 우주에 가 본 사람만이 얘기할 수 있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흥미로운 우주 정보가 가득하다. 창 밖으로 지구를 촬영하는 방식부터 각종 실험을 준비하는 과정, 무중력 상태에서 툭하면 사라지는 물건의 행방과 우주인이 비로소 자유롭게 날 수 있기까지 국제우주정거장에서의 소소한 생활상들이 유쾌하게 펼쳐진다.

또한 우주복 압력 체크, 우주선의 개인 시트 제작 과정, 생각보다 다양한 우주 음식, 우주정거장의 조그마한 개인 캐빈, 우주를 360도 파노라마로 볼 수 있는 돔형 창 등 우주인 한 명이 겪는 거의 모든 일을 모아서 보여준다.

책에 따르면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24시간 동안 16번 해가 뜨고 진다. 조그맣고 동그란 창 너머로 90분에 한번씩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의 장관이 반복되는 것이다. 지은이는 그 안에서 하루를 감지하는 법이나 새로운 동료가 도착하는 도킹 타이밍에 맞춰 정거장 시계를 조절하는 방식 등 지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우주 속 인간의 시간 감각도 알려준다.

이 씨가 우주를 다녀온 뒤 대한민국의 우주산업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그만큼 우주에 관심을 갖거나 우주 탐사를 꿈꾸는 이들도 늘었다. 그는 이 책을 펴내며, 첫 우주인으로서 앞으로 우주로 향하는 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딛고 더 멀리 가길 바란다고 했다.

마치 평범한 일상과 광활하고 신비한 우주 사이에 놓인 다리 같은 책. 이 책을 읽고 나면 오늘 올려다보는 밤하늘이 좀 더 흥미롭게, 좀 더 가깝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304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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