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문예허브 달성군행, 동고서저(東高西低) 대구 불균형 바로잡는 계기로

윤석열 정부 국정 과제로 추진 중인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 부지가 당초 예정지인 대구 산격동 옛 경북도청 터(현 시청 산격청사)에서 달성군 화원읍 대구교도소 후적지로 옮겨갈 전망이다. 대구시가 이 사업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이 방안을 공식 요청했다는 사실을 지난 5일 밝힌 것이다.

이 사업은 국립뮤지컬콤플렉스와 국립근대미술관 등 문화 인프라를 옛 경북도청 터에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구 시청사 이전 사업이 헛바퀴를 돌면서 대구 시청사로 활용 중인 경북도청 터를 문예허브 부지로 당장 내주기 어려운 입장이 됐다. 대구교도소가 하빈으로 연내 이전 완료되는 일정이 확정돼, 옛 대구교도소 터가 대체 부지로 획득 가능해졌고 이에 따라 사업 부지 변경이 이뤄지게 됐다.

정책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지만 문예허브 부지의 이전은 대구시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적 상황을 고려한 종합적 판단으로 받아들여진다. 관련 법안 국회 통과가 변수로 남아 있기는 하지만 옛 경북도청 터는 문예허브가 아니라도 도보 거리의 경북대, 그리고 삼성창조캠퍼스와 연계된 기업 R&D 혁신 거점으로 키울 수 있다. 대구 북구를 경북대 공대·3공단 등과 연계시킨 도심 연구개발형 산업집적지로 키운다는 것은 북구청의 오랜 숙원이기도 했다.

새 문예허브의 접근성 우려도 나오지만 기우에 불과하다. 옛 대구교도소 터는 도시철도1호선 화원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여서 도청 터보다 대중교통 접근성은 더 좋고, 대구 4차순환도로 상화로 입체화 공사가 2027년 완공되면 승용차 접근성도 크게 개선된다. 대구 서편의 서·달서구, 달성군은 갖가지 공해가 발생하는 공단을 안아 대구 발전에 이바지해 왔고, 특히 달성군은 쓰레기매립장까지 품어 공동체를 위해 헌신해 왔다. 대구시의 이번 기획이 신천 동쪽 수성구 쏠림 현상이 심했던 대구의 동고서저(東高西低)형 불균형 구도를 바로잡는 계기로도 작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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