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 들고 다니기, 공장식으로 생산된 육류 소비 줄이기 등 환경 파괴와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행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러한 실천을 유별난 행동이라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환경과 기후를 위한 작은 실천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몇 년 전 대구에 생겼는데 중구 동인동에 위치한 '더 커먼'이다.
이 공간을 운영하는 강경민 대표는 '더 커먼'을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을 하는 사람들이 보통의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 대접받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어릴 때부터 자연을 좋아해 아버지와 캠핑을 자주 다닌 강 대표는 자연 속에서 사람들이 환경을 훼손하는 현장을 자주 목격했다. '더 커먼'을 만든 계기 또한 환경 파괴의 현장을 목격하고 난 뒤에 결정한 부분이 컸다.
"맨 처음에는 '제로 웨이스트 숍'을 만드려고 했어요. 그 뒤에 로컬푸드 매장을 운영하는 친구의 매장 디자인을 도와주면서 팔리지 못해 버려지는 채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보고 채소를 이용한 음식도 만들어보자고 한 게 지금의 '더 커먼'의 모습이에요. 이 곳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처음에는 '비건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 또는 '다앙한 환경 관련 제품을 덜어서 판매하는 곳'으로 알고 찾아오셔서는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시죠."
가게 이름을 '더 커먼'이라 지은 이유도 환경에 대한 생각과 실천이 보편적일 수 있다는 강 대표의 생각 때문이다. 아예 '지구', '그린', '녹색'이라는 단어를 배제, 맨 처음에는 카페나 음식점으로 알고 들어왔다가 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나눌 수 있음을 체험하게 하려는 목적이었다. 강 대표는 "'더 커먼'의 채식 메뉴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이라고 말한다.
강 대표 본인도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 채식을 실천하게 된 계기는 2010년 전후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구제역 때문이었다.
"그 당시 뉴스에 많은 가축들이 살처분되는 모습이 그대로 나왔잖아요. 그걸 보면서 정신적으로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면서 우리가 먹는 고기의 생산과정을 다시 돌아보고 공부하게 됐는데 공장식 사육 시스템이 얼마나 동물을 비참하게 대하는지 알게됐고 마음이 아팠죠. 그걸 알고 나니 판매되는 육류를 보는게 심적으로 부담이 됐어요. 그래서 채식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가게를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제로 웨이스트 숍 운영에도 다양한 법규가 원활한 운영을 가로막는 일이 많다. 그리고 2020년 쯤만 해도 많이 생기던 제로 웨이스트 숍이 운영의 어려움과 사람들의 관심 저하로 문 닫는 곳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분명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강 대표는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더 커먼'을 운영 중이다. 강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더 커먼'이라는 공간이 대구시민들에게 환경을 생각하는 접점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 공간이 일종의 '커뮤니티 공간'의 역할도 했으면 해요.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이 '유난 떠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더 커먼'을 자주 찾아오는 손님들의 이유라고 하시거든요. 요즘은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도 고민하고 있어요. 사람들에게 이러한 경험을 좀 더 가깝게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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