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마약음료'가 유포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 중인 가운데, '중국' 연결고리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
8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등이 언론에 밝힌 데 따르면 앞서 일당이 제작한 마약음료 100병의 용기(음료 병)가 중국에서 국내로 반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일당이 마약음료를 먹인 학생들로부터 알아내 그 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거는 등의 수법이 중국식 보이스피싱과 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피해자는 협박 전화에서 '조선족' 말투를 들었다고 했는데, 이 역시 뉴스와 영화·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익숙히 알려진, 중국식 보이스피싱의 오래된 특징이다.
경찰에 따르면 앞서 마약음료를 학생들에게 나눠줬다가 붙잡힌 일당 4명은 협박 전화의 발신자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즉, 범행에서 역할을 분담, 마약음료를 나줘주고 부모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조직과 협박 전화를 건 조직 등이 나뉘어져 있었다는 것.
부모들이 받은 협박 전화의 발신 번호는 모두 똑같이 010으로 시작하는 휴대전화 번호였는데, 발신지는 인천의 특정 지역으로 파악됐다. 010 번호가 뜨는 이유는 '중계기'를 썼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마약음료를 유포한 일당이 택배나 퀵서비스 등 '비대면'으로 마약음료를 전달받은 점을 두고 발송지를 추적했는데, 용기(음료 병)가 중국에서 온 것도 확인했다.
경찰은 음료에 마약 성분을 넣어 제조한 시점과 과정 등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다. 유포를 맡은 조직이 하부에 있고, 그 위에 마약음료 제조 조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피해 학생들에 대한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 결과, 필로폰(메스암페타민)과 엑스터시 양성 반응이 나온 바 있다.
또한 현재 붙잡힌 일당 4명 모두 자신들이 나눠준 음료에 마약이 들어있는지 몰랐다며 자신들은 일종의 '알바'라고 진술했고, 급여를 4명 중 1명이 받아 다른 3명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일한 것도 감안, 경찰은 중간책을 두고 점조직을 구성해 마약음료를 학생들에게 유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로 이같은 점조직 운영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 수법과 유사하다.
이에 따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전날(7일) 마약범죄수사대는 물론, 보이스피싱 수사에 능한 금융범죄수사대도 투입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처럼 배후 조직 및 총책의 존재를 강하게 의심하고 있는 경찰은 윗선 파악 및 검거를 위해 중국 공안 당국에 공조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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