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아 저기 봐, 예인이 피자 날아온다!"
9일 오후 2시 50분쯤 대구 수성못 수상무대. 김예인(7) 양의 어머니 정혜정(36) 씨가 드론이 날아드는 하늘을 가리키자 예인 양은 처음 보는 신기한 광경에 신나는 듯 방방 뛰었다. 드론 배달 바구니에 담긴 피자가 하늘에서 날아오자 수성못을 산책하던 사람들도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기 바빴다.
두산오거리 임시이착륙장에서 발을 뗀 드론 '스카이 카고V1'은 지상 150m 미만의 상공을 주행한 후 수상무대에 가뿐히 내려앉았다. 이후 서빙을 담당하는 로봇 '로빈'은 네 발로 손님 테이블까지 피자를 안전하게 가져다주었다.
지난 2일부터 수성못 일대에서 드론이 피자 배달을 하기 시작했다. 수성구청과 도미노피자는 6월 25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후 1~6시에 30분 단위로 11건만 예약을 받는 '드론 배달 서비스'를 시행한다. 앱을 통해 주문자가 주문을 넣으면 도미노피자 지산범물점에서 피자를 만들어 수성못 수상무대로 드론이 피자를 배달한다.
오후 3시 드론 배달의 주인공인 정 씨 가족은 드론 배달에 만족해했다. 정 씨는 "지난번 수성구에서 드론쇼를 했는데 아이가 드론을 너무 좋아했다"며 "그 연장선에서 아이에게 뜻깊은 추억을 남겨주고자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예인 양 역시 "로빈은 조금 무섭지만 드론은 신기하다"며 해맑게 웃었다.
반면 드론이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 이벤트성에 그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8일에는 풍랑특보가 내려지는 등 대구 내륙에 순간 풍속 15m/s로 바람이 강하게 불어 오후 5시까지 5개의 드론 배달 중 4건이 취소됐다.
9일 오후 2시 30분에 드론 배달을 예약한 박모(34) 씨 역시 8일에 주문을 했다가 강풍으로 인해 취소 통보를 받았다. 박 씨는 "드론 배달이 신선하기는 하지만 드론 주행 자체가 기후에 영향을 받으니 상용화까지 가능할지 의심스럽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있다. 정 씨와 박 씨 모두 "배달비는 2천원이지만 프리미엄 피자와 사이드 메뉴, 음료까지 모두 주문해야 한다는 점, 통신사 할인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재차 이용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착륙 장소도 아직은 제한적이다. 드론 배달을 신청한 박 씨와 정 씨는 모두 "주문한 사람이 직접 수성못으로 와야 한다는 것이 배달의 본질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추후 이용 계획에 물음표를 보였다.
도미노피자 플랫폼기획본부 관계자는 "드론 배달의 애로사항은 이착륙장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매장 옥상에서 드론을 띄우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수성못 인근에 지상철이 다니기도 하고 안전상의 문제로 임시이착륙장을 활용하고 있다"며 "지자체의 협조로 공간 확보는 됐지만 추후 안전사고 등 시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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