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열암곡엔 엎어진 채로 발견된 마애불이 있다. 2007년 5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머리(불두)가 잘린 열암곡 석불좌상 보수를 위해 작업하던 중 이 마애불을 발견했다. 불상을 새긴 바위는 높이 5.6m, 무게는 70~80t으로 추정된다.
이 거대한 불상은 1430년 발생한 규모 6.4 지진으로 넘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 당시 코끝 하나 다치지 않아 '5㎝의 기적'이란 별칭이 붙었다. 불상의 콧날과 지면 쪽 바위와의 거리가 5㎝에 불과할 정도로 아슬아슬한 상태로 500여년을 버텼다.
불상을 세우는 작업은 쉽지만은 않다. 마애불이 있는 장소는 35~45도에 이르는 급경사 지역이다. 불상을 들어올릴 중장비가 들어오기 어렵고, 불상도 조금이라도 충격을 받으면 부서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을 2025년쯤 바로 세우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며, 결과는 올해 8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엔 불상과 같은 크기의 모형으로 모의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경주시와 문화재청은 오는 14일 오전 9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의 가치와 보존'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마애불 보존과 복원 등 종합적인 관리방안과 관련한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다.
학술대회는 정은우 부산박물관장의 '열암곡 마애불상의 유산적 가치와 보존관리',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의 '경주 남산 불상군의 가치와 보존관리' 기조강연으로 시작한다.
이어 이희진 울산박물관 연구관과 하정민 서강대 전임연구원, 김영재 한국전통문화대 교수 등 전문가 11명이 ▷열암곡 마애불상의 가치와 의의 ▷매애불상 보존 이론 및 사례 ▷열암곡 마애불상 정비 및 보존관리를 테마로 주제발표를 한다.
마지막 순서로는 한동수 한양대 교수를 좌장으로 김혜원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과장, 임영애 동국대 교수, 김왕직‧최태선 문화재위원, 최종덕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 제정 스님(조계종 불교문화연구소 소장)이 참여하는 종합토론이 예정돼 있다.
경주시는 행사에 직접 참석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행사 전 과정을 경주시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실시간 중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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