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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나온 부지엔 안돼" 경산시 청소년수련관·육아종합지원센터 건립 '없었던 일로'

학교법인으로부터 190억원 처리비용 회수 불확실…대체 부지 물색후 건립 재추진

경산시가 2018년 사들인 옛 대구미래대 부지내 땅에 청소년수련관과 육아종합지원센터 건립을 위한 터파기 공사 도중 사업장폐기물 수십만톤(추정)이 불법 매립된 것으로 드러났다. 매일신문DB

경북 경산시가 옛 대구미래대 부지에 청소년수련관과 육아종합지원센터 건립하려고 매입한 터에서 불법 매립된 사업장폐기물(매일신문 2023년 1월 9·10일 보도)이 나오자 건립을 포기하고 대체 부지를 찾기로 결정했다.

이는 시가 폐기물 불법 매립사실을 확인한 지 1년 만에 내린 결정으로 이에 따라 시는 이미 확보한 국·도비 126억원 반납과 설계비와 공사비 일부로 사용한 25억원을 날리게 됐다.

11일 경산시에 따르면 전날 열린 시정조정위원회가 현 부지에서의 건립을 폐기하고 대체부지를 찾아 건립을 재추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폐기물 처리비용 190억원(추정액) 전액을 경산시비를 들여 처리한 후 이 부지를 매각한 애광학원에 구상권을 청구해 회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애광학원에서 폐기물 처리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남아 있는 학교수익용기본재산 일부를 매각해 처리비용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데, 이와 관련해 교육청이 '불허' 입장을 밝힌 게 건립 포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사업장폐기물이 불법 매립된 것으로 확인된 옛 대구미래대 교지내 경산시 청소년수련관과 육아종합지원센터 건립 예정지. 하늘색 건물이 청소년수련관을 짓기 위한 현장사무실이다. 매일신문DB

이에 따라 시는 2018년 애광학원으로부터 매입한 옛 대구미래대 부지 7만4천414㎡(매입비 230억원) 중 매립 폐기물이 발견된 청소년수련관과 육아종합센터 건립 부지 2만1천625㎡(매입비 84억원)는 '매매계약 취소' 또는 '해제'하기로 했다.

대신 대체부지를 찾아 청소년수련관 등 건립을 추진키로 해 애초 계획했던 2024, 2025년 완공키로 했던 수련관, 센터 건립은 상당 기간 지연될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결정으로 확보한 국·도비 126억원을 반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미 투입한 설계비와 공사비 일부 등으로 사용한 25억원(국·도비 21억원, 시비 4억원)은 환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시는 기사용한 비용에 대해 애광학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통해 받을 방침이지만 승소해도 학원 측의 재산 매각을 교육청이 허가하지 않으면 돈을 받아낼 방법이 없어진다.

시의회와 시민들은 경산시가 1년이라는 시간을 끌면서 행정력을 낭비하고 건립 지연으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전가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한편 애광학원은 1981년 대일실업전문대학을 개교해 경북실업전문대(1983년), 대구미래대(1998년)로 교명을 변경한 후 2018년 2월 폐교됐다. 현재 애광학원은 창파유치원이 있어 학교법인은 존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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