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 정부 기밀문서 유출이 게이머들의 말다툼에서 시작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게이머들이 비공개 대화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주제로 언쟁을 벌이다가 미국 정부의 기밀 문서들을 꺼내 들면서 이번 사태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기밀문서 유출이 발생한 장소는 게이머들이 활동하는 비디오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의 대화방이다.
영국의 조사연구단체 '벨링캣'의 분석가 아릭 톨러는 디스코드의 '마인크래프트 어스 지도' 비공개 서버에 지난달 4일 '일급비밀' 표식이 있는 문서를 포함해 10개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기밀문서들이 올라왔다고 밝혔다.
당시 이 서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짧은 말다툼이 벌어졌는데, 한 사용자가 "여기 유출된 문서가 좀 있다"며 기밀 문서를 공유했다는 것이다.
기밀 서류를 올린 사용자는 필리핀 유튜버 '와우 마오'의 팬들이 모인 디스코드의 다른 서버에서 이 문서들을 찾았다. 이 서버에는 사흘 전에 우크라이나 관련 확인되지 않은 문서들을 포함해 30개의 서류가 올라와 있었다.
다만 해당 서버에서 공유된 서류들은 원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터그 셰이커 센트럴'이라는 디스코드 서버가 1월 중순에 처음 이 서류들이 올라온 장소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기밀문서들이 마인크래프트 어스 지도 관련 비공개 대화방에 등장하고 약 한 달 뒤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포챈(4chan)에 나돌았고, 친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에서도 유포됐다.
처음 서류들이 올라온 터그 셰이커 센트럴 서버 이용자들은 군사 유튜브 채널인 '옥사이드'(Oxide)의 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톨러는 "이 서버 이용자들은 몇몇 사안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특별히 지정학적이지는 않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게임에서 벌어진 말다툼으로 인해 민감한 정보가 유출된 사례는 전에도 있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 '워 선더'는 기밀문서 유포 진원으로 악명이 높다. 이 게임 관련 대화방에서는 무기 관련 기밀 서류 유출 사례가 2020년 이후 10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10월에는 프랑스 르클레르 탱크의 세부 디자인 기밀 정보가 유출됐는데, 이 탱크의 포탑 회전 속도에 관한 논쟁에서 이기려는 한 사용자가 올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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