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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챙이 떼죽음’, 망월지 수리계 대표 벌금 2천만원

환경규제 가능성에 두꺼비에 앙심 품고 범행
"야생생물 서식환경 훼손, 생물 다양성 해쳐"

지난해 4월 수문 개방으로 바닥을 드러낸 대구 수성구 욱수동의 농업용 저수지 망월지. 매일신문DB
지난해 4월 수문 개방으로 바닥을 드러낸 대구 수성구 욱수동의 농업용 저수지 망월지. 매일신문DB

대구 수성구의 농업용 저수지 '망월지' 수문을 개방해 올챙이를 집단 폐사시킨 수리계 대표에게 법원이 벌금형이 선고됐다. 망월지는 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로 알려진 곳이다.

대구지법 형사8단독 이영숙 부장판사는 12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구 망월지 수리계 대표 A(69)씨에게 벌금 2천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17일부터 22일까지 망월지 수문을 개방했고, 그해 망월지에서 부화해 크고 있던 두꺼비 올챙이 수백만마리가 폐사했다.

당시 수리계 측이 망월지에서 물을 빼자 올챙이 집단폐사를 우려한 수성구청이 같은달 20일쯤 A씨를 면담하고 2차례 협조요청 공문을 직접 전달했으나 A씨는 "농수를 빼고 청소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망월지는 청소 필요성이 크지 않고 오히려 수량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큰 시점이었다.

야생생물보호법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데 법원은 벌금형 중 가장 높은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건축물허가 민원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 데 불만을 품고 올챙이가 폐사한다는 사실을 듣고도 수문을 개방한 점, 야생생물과 서식환경을 훼손하고 생물의 다양성을 해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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