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힘, 예비군!

정영규 2작전사령부 동원참모처 동원처장

정영규 2작전사령부 동원처장
정영규 2작전사령부 동원처장

최근 북한 무인기 도발과 연이은 미사일 도발 등으로 안보 상황이 엄중한 가운데 예비군 창설 55주년을 맞았다. 1968년 1·21 무장공비 사건을 계기로 4월 1일 향토예비군 191개 대대와 478개 직장중대로 창설된 예비군은 지난 55년간 국민의 일상과 한반도의 평화, 국가안보를 굳건히 지켜왔다.

1968년 11월 2일 울진·삼척 지역 공비 소탕 작전에서 울진·양양·봉화·삼척 지역의 예비군들이 작전에 투입돼 무장공비 107명을 사살하고 7명을 생포하는 큰 전과를 올렸다. 또한 태풍, 화재, 수해 복구 등 45회에 걸친 각종 재난 상황에서 약 390만 명의 예비군은 재해 예방 및 피해 복구에 크게 기여했다. 이처럼 예비군은 국가 위기 상황이나 각종 재해·재난 시 국민과의 최접점에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솔선수범하며 나라를 위해 헌신했다.

현대전에서도 예비전력의 중요성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외국군 사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는 민간 IT 전문가들을 활용해 드론을 통해 전장을 가시화하고 화력을 유도하여 큰 성과를 냈다. 미 육군 또한 물류, 민사, 헌병, 의료, 군사 정보 지원, 화학, 사이버 기술 등 약 20만 명의 예비군을 육성해 합동 다중 영역 작전을 펼쳤다.

우리 군은 상비전력과 함께 200만여 명의 예비전력을 전쟁 억제와 승리를 위한 양대 축으로 관리하면서 제도 및 훈련 체계 개선 등 '예비전력 혁신'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 첫 번째가 예비군 과학화 훈련 체계 구축이다. 총 40곳의 예비군 훈련대를 과학화 시스템 기반으로 창설 중이다. ICT 기반의 모바일 및 무선 인터넷 기술을 적용했다. 스마트 입퇴소, 실시간 평가, 훈련장 종합 관제 및 관리 등 훈련 전 과정을 데이터화하고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체계로 구성했다.

특히 VR 기술을 적용한 영상 모의 사격장을 도입해 전투 현장과 유사한 실전감 있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과 더불어 개인화기 사격훈련 강화, 국가중요시설 중심 통합방위 훈련 시행, 실질적 핵 및 화생방 개인보호 훈련 시행 등 훈련 체계를 개선해 우리 군의 결전 태세 확립에 기여하고 있다. 훈련에 직접 참여한 예비군의 반응도 뜨겁다. 예비군 훈련 책임자로서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다음으로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비상근 예비군 제도 도입·확대다. 우리 군은 비상근 예비군 운용 인원과 직위를 370여 개 직위, 4천100여 명까지 확대했다. 주요 훈련과 연계한 행동화 위주 임무 숙달로 해당 직책의 전시 임무 수행 능력 구비에 중점을 뒀고 현역과 통합된 훈련으로 전투준비 시간을 단축했다.

마지막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알 수 있듯 드론 활용 능력 배양이다. 2작전사 예하 예비군 부대는 실제 드론을 보유하고 있으며 작전 상황이 발생하면 정찰, 추적 등 다양한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예비군 부대에 감시정찰 드론이 편성됨에 따라 우선 예비군 지휘관을 대상으로 드론 운용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했고, 2022년에는 경연대회를 통해 드론 운용 TOP 예비군 지휘관을 선발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전북에 1만2천900㎡(3천900평) 규모의 드론 예비군 훈련장을 개장했고, 민관군산학연과 연계해 합동 후방지역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구축 전투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 안보 환경은 인구 감소에 따른 병력 감축, 병 복무 기간의 단축, 다영역으로 전장 확대 및 첨단기술의 지속적 발달 등 수많은 도전에 노출돼 있다. 제한된 상비전력만으로 이러한 변화에 온전히 대응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예비전력의 역할은 더욱 증대될 수밖에 없다. 예비군 창설 55주년을 계기로 예비전력 정예화의 최전선에 서서 각종 제도 개선, 첨단 과학기술 기반 장비 확충을 통해 경쟁 우위의 군사 능력을 갖추려 앞으로도 더욱 매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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