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출된 기밀문서 파장, 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 지원 우려

CNN "미, 中이 러시아 돕기 위한 각종 지원 우려"
우크라가 러시아 본토 공격시, 中은 러 본격 지원 명분

유출된 기밀문서에 의하면 미국은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고 있는 러시아 지원에 대한 정보를 면밀하게 수집하고 있다. 1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남부 광둥성 광저우 시찰 장면. 연합뉴스
유출된 기밀문서에 의하면 미국은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고 있는 러시아 지원에 대한 정보를 면밀하게 수집하고 있다. 1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남부 광둥성 광저우 시찰 장면.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군 기밀 문건이 소셜미디어에 유출된 사건과 관련, 동맹국인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적성국가(직접 교전하고 있는 상대 국가는 아니지만, 적으로 여기는 나라)에 가까운 중국에까지 파장이 미치고 있다. CNN 방송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등 중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을 우려하며 중국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온 사실이 유출된 미국 국방부 기밀문서에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유출된 기밀문서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동향 등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미국이 '세계 질서에 대한 가장 심각한 장기적 도전'으로 간주하는 중국에 대한 정보 수집의 단면도 담고 있다. 이 기밀문서는 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53건이며, 이들 문서 중 상당수에 합동참모본부 정보 부서(J2)에서 작성됐음을 나타내는 표기가 있다.

미국이 중국을 얼마나 견제하고 있는 지도 잘 드러난다. 이 기밀문서에는 러시아의 활동에 대한 언급이 더 많지만, 중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 가능성에 대한 정보 수집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같은 사회주의 체제로 러시아의 긴밀한 전략적 파트너인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할 수도 있다는 미국의 오랜 우려와 관련이 있다.

한 문서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부 깊숙한 곳의 목표물을 타격할 경우 '이를 기회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침략자로 규정하고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늘릴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우크라이나가 전략적 가치가 높은 곳을 공격하거나 러시아 고위 지도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일 경우, 중국이 더 강력하게 대응하고 러시아에 제공할 (군사)물자의 규모와 범위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미국이나 나토 회원국 무기로 중대 공격을 하면 중국이 이를 '미국이 분쟁 확대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간주하고, 러시아에 대한 대량 살상무기 지원 등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앞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부 공격에 사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시스템을 제공하길 원치 않는다"는 말을 해왔으며, 우크라이나도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러시아 내부 공격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왔다.

한편, 중국 정부는 아직 기밀문서 유출에 대해 공개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 등 중국 국내 언론은 "미국이 최근 수년간 발생한 동맹국 감시에 대한 국제적 공분에도 불구하고 이를 멈추지 않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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