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숙소 물 120t 쓴 중국인 "계속 연락하면 대사관에 알리겠다"

사전 협의 없어 피해 구제 사실상 불가능할 듯

지난달 중국계 여행객 남녀가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서울 마포구의 한 숙소에서 물을 120t이나 쓰고 간 사실이 알려져 공분이 일고 있다. SBS 뉴스 캡처

서울의 한 공유 숙박업소를 이용한 중국인 커플이 물 120t을 쓰는 등 수도·전기·가스 낭비로 집주인에게 민폐를 끼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인 가운데 해당 중국인이 주인에게 연락하지 말라며 엄포를 놓은 사실이 전해졌다.

12일 SBS 보도에 따르면,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통해 중국인 커플에게 숙소를 빌려준 이모 씨가 피해 구제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씨는 지난 3월 6일부터 25일 동안 중국인 남녀 두 명의 숙박객에게 독채 숙소를 빌려줬다. 오랜만의 장기 투숙 손님이라 이 씨는 이들을 반겼지만, 이 씨가 손에 쥔 것은 84만원의 공과금 고지서였다.

이들은 숙소에서 물만 120t을 썼다. 이는 쉬지 않고 6일 내내 물을 틀어놔야 쓸 수 있는 양이다. 외출 중에는 창문을 활짝 열어 두고 바닥이 뜨거울 정도로 보일러를 돌리는 상식 밖의 행동도 일삼았다.

숙소 계약 기간을 나흘 남긴 지난달 27일 가스검침원의 누수 의심 연락에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급하게 숙소를 찾은 이 씨는 누수가 아니었음을 알게 됐다.

이 씨는 중국인 숙박객들의 고의성을 의심하고 있다. 집 앞 골목 폐쇄회로(CC)TV에는 이들이 입주 5일 만에 짐을 모두 챙겨 집을 떠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3~4일에 한 번씩 5분 정도 들른 것이 전부였다.

이를 확인한 이 씨는 고객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미 한국을 떠났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제서야 이 씨는 입주 전 느꼈던 중국인의 이상한 낌새가 생각났다. 이들이 입주 3일 전 갑자기 코로나에 걸렸다며 돌연 예약 취소를 문의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

이 씨가 규정 상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된다고 하자 원래대로 입실하겠다고 했다. 이후 이들은 에어비앤비 계정 이름과 국적을 바꾸는가 하면 숙소 내 CCTV 유무를 확인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였다.

이 씨는 에어비앤비 측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에어비앤비는 "이용약관 상 기물 파손의 경우 강제로 손님에게 요금을 부담케 할 수 있지만, 공과금의 경우는 '손님 동의 없이' 그럴 수 없다"는 답을 보내왔다.

이에 이 씨는 하는 수 없이 손님에게 다시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들은 "우리의 사용에는 문제가 없었다. 계속 이럴 경우 중국 대사관을 통해 이 사안을 문제 삼겠다"고 되레 협박했다.

안타깝지만, 이씨의 피해 구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장기 숙박일 경우 에어비앤비 규정에는 집주인과 손님이 관리비를 협의할 수 있는 규정이 있지만, 이같이 황당한 관리비 문제가 생길 거라고는 예상치 못한 이 씨는 사전에 손님과 따로 관리비 협의를 하지 않았다.

또한 외국인을 상대로 직접 손해를 배상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법조계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