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복조 시인을 만난 건 3월 어느 봄날 커피향이 솔솔 풍기는 어느 카페에서였다. 그는 삶에서 결코 시를 놓지 못하겠다고 했다. 때때로 굴곡지고 지난했던 자신이 살아온 삶의 궤적에서 유일한 위로는 시였다고 말했다.
수록된 시 중에 가장 대표적인 시의 제목이 시집의 제목이 되는 게 보통 일이지만, 이번 시집에서는 그 보통일이 좀처럼 내키지 않았다. 모든 시를 통틀어 관통하는 한 문장이 뭘까. 이번 시집의 수록 시 '목선을 타고'의 마지막 구절 '생(生이) 만선이다'를 결국 뽑았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았길래, 삶을 만선이라 표현했을까. 수록된 시가 말하는 메시지는 한결 같다. 삶은 고달팠고 힘들기도 했지만 그 자체로 완성됐다. 그 모든 희(喜)와 비(悲)가 모여 삶이라는 배가 어떤 풍요로움으로 가득찼다.
시집 제목이 담긴 시 '목선을 타고'에서는 작가의 메시지가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목선을 타고 싶다, 뒤뚱뒤뚱 내 일상 같겠지', '이젠 노도 없이 출렁인다', '물결을 따라 실려가고 있는 이것, 사는 것이다'
박 작가의 온 삶을 모두 이해할 수 없겠지만 몇 자 담긴 구절만으로도 그의 삶이 확 다가온다. 온전히 알아차릴 순 없지만 그럼에도 살아간 의지, 이겨낸 의지들은 온전히 느껴진다.
작가의 말에서 그는 시간의 층계를 오르내리며 수없이 물었다고 했다. 시간의 얼굴은, 시간의 냄새는, 시간의 몸은, 영혼은, 신(神)이 풀어 놓은 아득한 시간, 그것, 알아보고 싶다고도 했다. 시간의 층계를 오르내리며 던진 존재론적 물음의 기록들. 그의 시에 관한 이보다 더 직관적인 해석이 있으랴.
다음은 박 작가의 시집을 평론한 유성호 문학평론가의 말이다.
그의 시는 근원적으로 시인 자신이 살아온 시간의 길과 끝내는 가야 할 태고를 넘나드는 시간예술로 다가온다. 아름답고 애잔하고 당당하고 융융하다…. 기억 속에 각인된 어떤 대상을 재현하면서 그것을 사랑의 에너지로 다독여가는 시편이 우리 시대에 지극한 위안과 성찰의 시간을 선사해줄 터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원천적 힘은 삶에 대한 간절한 사랑에서 발원한다. 180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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