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로봇심판' 도입 호평…황금사자기서 처음부터 시행

지난 대회는 16강전부터 가동…지도자 대다수 "판정 제법 정확"

3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세계 이마트배 고교야구 전국대회 16강전 세광고와 마산용마고의 경기에서 자동 볼·스트라이크 시스템(로봇심판)이 판정을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이하 야구협회)가 2023 신세계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부분 도입해 호응을 얻은 '로봇 심판'을 다음 전국 고교야구대회 '황금사자기'에서도 도입하기로 했다.

야구협회는 13일 "신세계이마트배 대회에서 축적한 자동 스트라이크·볼 판정 시스템(로봇 심판) 데이터를 심판위원들과 자세히 검토해 이를 고교 야구지도자들과 공유할 예정"이라며 "서울 목동구장에 로봇 심판 시스템이 구축된 만큼 황금사자기 등 향후 전국대회에서 처음부터 로봇 심판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야구협회는 입시 비리를 원천 차단하고자 로봇 심판을 올해 첫 전국 고교야구대회인 신세계이마트배에 전격 도입했다. 다만 경주에서 치른 예선에서는 종전처럼 심판이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하고, 서울로 옮겨서 치른 16강전부터 로봇 심판을 가동했다.

로봇 심판은 야구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공의 궤적과 탄착 지점 등을 파악해 스트라이크·볼을 판정한 뒤 수신기와 이어폰을 통해 주심이 이를 전달받아 그대로 선언하는 시스템으로, 이를 체험한 고교야구 지도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한 지도자는 "아웃·세이프 판정보다도 스트라이크·볼 판정이 토너먼트에서 논란을 부를 때가 많은 만큼 로봇 심판의 판정은 제법 정확했다"고 평했다.

야구협회는 낮게 떨어지는 볼에 가까운 변화구가 스트라이크로 선언되는 일이 잦다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협의를 거쳐 황금사자기 대회 때부터 스트라이크존을 조정할 예정이다.

신세계이마트배 대회에서 스트라이크존은 고교 선수들의 키를 고려해 프로야구 2군 리그인 퓨처스리그 로봇심판 스트라이크존보다 좌우로 공 1개 정도 넓고, 높이는 조금 낮게 설정됐다.

그러나 키가 평균보다 큰 선수들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된 낮은 공을 치기 어렵다는 현장 지도자들의 의견을 수용해 야구협회는 낮은 쪽 스트라이크존을 약간 올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