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尹정부 첫 통일백서 ‘北 비핵화’ 용어 공식화

윤석열 정부의 첫 통일백서가 '북한 비핵화' '미북 관계' 등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쓰지 않았던 용어들을 공식 명기했다. 또 그동안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던 북한 인권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뤘다. 한반도 정세 불안과 남북 교류 협력 단절의 책임이 북한의 핵 위협과 군사 도발에 있다는 사실도 분명히 밝혔다.

통일부는 14일 '2023 통일백서'를 발간했다. 백서 1장에는 "북한은 우리와 미국에 대한 강경 입장을 고수했고 만성적인 경제난 속에서도 핵·미사일 위협과 도발을 지속하면서 한반도의 안보 불안을 가중시켰다"고 적시됐다. 3장에는 "북한의 계속되는 군사적 위협과 도발로 남북 간 교류 협력은 이뤄지지 못했다"고 기술됐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지난 정부의 마지막 통일백서는 "북한이 다양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면서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표현했을 뿐, 북한의 '도발'이란 용어는 쓰지 않았다.

올해 백서의 특이점은 '한반도 비핵화' 대신 '북한 비핵화'란 용어를 공식화한 것이다. '북한 비핵화'는 핵을 포기해야 할 주체가 북한이란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북미' '북미관계'가 '미북' '미북관계'란 용어로 바뀐 점도 눈길을 끈다. 백서는 북한 인권 문제를 강조했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정책 수립, 시민사회와 국제 협력, 북한 인권 기록센터 운영 등을 상세히 기술했다. 문 정부가 북한 인권을 '인도적 협력' 차원에서 다뤘던 것과 달리, 이번 백서는 북한 주민들의 자유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인류의 보편 가치를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즉, 우리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윤 정부의 첫 통일백서는 북핵 문제가 한반도 정세 악화의 근본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지난 정부의 북한에 대한 저자세, 북한 인권 문제 외면 등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지적됐던 부분을 바로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북한의 인권 문제를 강조했는데, 이는 미국을 비롯한 자유 진영과의 연대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면서 자유와 인권을 기반으로 대북·통일의 기조를 이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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