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약령시 10년 못 버티나…약업사 종사자 평균 78세 자연 소멸 가능성

문 닫은 에코한방웰빙체험관 한방 무관심·상권 위축 입증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 사업 오는 4월에 열리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진행
중구청, "사업비 절반은 특별교부금 등 국·시비로 확보하겠다"

대구 약령시가 점포 감소와 상인 평균 연령 상승 등으로 인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16일 오후 중구 약령시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약령시가 점포 감소와 상인 평균 연령 상승 등으로 인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16일 오후 중구 약령시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중구 약령시에 위치한
대구 중구 약령시에 위치한 '에코한방웰빙체험관'은 폐관 후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 사업'이 계획돼있었으나 예산문제로 좀처럼 지행되지 않은채 방치되고있다. 김세연 기자

'예산 먹는 하마' '애물단지'로 불리던 에코한방웰빙체험관이 유령 건물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천년 전통을 지닌 약령시의 존폐 문제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사업자들의 노령화와 신상권의 침투, 유동 인구 급락 등 총체적인 위기에 '자연사'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약령시의 침체를 가장 잘 보여준 곳은 지난 12월 폐쇄한 에코한방웰빙체험관이다. 지난 2014년 52억원의 예산을 들여 개관했으나 뚜렷한 성과 없이 운영되다 지난해 말 문을 닫았다.

에코한방웰빙체험관의 지난 9년 동안 연평균 수익은 1천만원 수준이었고 2017년부터 순수익은 0원이었다. 관람객이 하루 1명도 안 되는 날이 있는 등 약령시를 알리기 위한 기관으로 제역할을 하지 못했다.

사정이 이렇게 된 데는 운영 기관의 부실 운영도 있었겠으나, 한방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약령시 전체의 침체 문제로 봐야지 체험관 하나로만 볼 국지적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약령시 내 점포 수는 10여년 사이 60% 줄었고, 인근에 현대백화점이 들어서자 겹친 상권으로 인해 새로운 위축기를 맞게 됐다. 현대백화점 주위로 카페, 음식점 등 신상권이 형성되자 주변 상가 임대료는 급상승한 반면 기존 한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는 크게 떨어졌다.

또 약령시에서 한방 관련 종사들의 평균 나이가 고령화됨에 따라 자연소멸 가능성도 점쳐진다. 약령시한의약박물관에 따르면 약령시 내 약업사 관련 근무자의 평균 연령은 78세로 올해에만 벌써 3명의 점주가 사망했다. 예년의 인기를 회복해 대를 잇는 젊은이들이 자리를 채우지 못할 경우 10여년 후 약령시는 물리적으로 버틸 수 없게 될 위기에 처한다.

한편 중구청은 약령시 경기 회복을 위한 일환으로 에코한방웰빙체험관의 문화예술 전시·체험 관광지 변모를 꾀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의회의 실효성 지적에 대한 명쾌한 논리가 부족할뿐 아니라 국비 확보 계획도 현재로선 '장밋빛 전망' 수준에 불과하다는 일각의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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