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이 최근 신임 관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 검증 논란과 위상 격하 등으로 지역 미술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하 문예진흥원)은 지난 5일 안규식 전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장을 신임 대구미술관장으로 내정했다.
이후 안 내정자가 2014년 대구미술관 학예실장을 맡을 당시 직원 관리 소홀로 정직을 받았고 2021년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장 재직 때는 여직원 관련 관계도를 만들어 경징계(경고)를 받았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문예진흥원은 해당 징계가 인사 규정상 결격사유는 아니라며 지난 13일 안 내정자를 관장으로 정식 임용한다고 밝혔지만, 18일 현재까지 임용이 되지 않고 있다.
문예진흥원 관계자는 "관련 기관으로부터 서류 검증을 의뢰했지만, 회신이 늦다보니 임용도 미뤄지고 있다"며 "이번주 내로 정식 임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지역 미술계에서는 인사 검증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는 후보자가 제출한 서류만으로 서류 및 면접 심사가 이뤄지고 최종 임용 후보자를 뽑은 뒤 검증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전 기관에서의 징계가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당사자가 얘기하지 않으면 미리 알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
때문에 일부 전문가는 심사와 별개로 문예진흥원이 전력이나 평판 등 미술계 인력들과 관련한 데이터를 축적해놓을 필요가 있다고 얘기한다. 짧은 채용 과정 속에서 심층적으로 검증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에, 관장급 인사들에 대해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추천서 형식의 검증 방식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역 화가 A씨는 "해외처럼 해당 인물을 오랜 기간 지켜보고 공정하게 쓴 추천서 형식의 검증을 도입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최근 최은주 전 관장의 갑작스런 사퇴 등 일련의 사태에서 보듯이 문예진흥원 통합 이후 대구미술관의 향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역의 한 전시기획자 B씨는 "대구미술관이 문예진흥원 소속이 되면서 공무원형 관장으로 변질됐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다른 기관 실장급이 관장으로 임명되거나, 다른 기관 관장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만큼 대구미술관의 위상 격하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주로 활동하는 또다른 전시기획자 C씨는 "최근 최은주 전 관장의 서울시립미술관장 지원에 따른 사퇴가 개인적인 일이긴 하지만, 문예진흥원 통합의 문제점을 직접적으로 드러난 사례라는 게 미술계 인식"이라고 꼬집었다.
지역에서 20여 년간 전시기획을 해온 D씨는 "현 2년 임기 체제는 관장의 성향에 따라 운영 방향이 바뀔 수 있기에, 업무 연속성이 떨어진다. 국내 미술계 전문가들을 모아 전반적인 진단과 함께 장기적인 계획이나 정체성을 확립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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