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경북의대 새로운 각오로 다가올 100년 준비…100년 전통의 품격 이어갈 것"

북미주 동창회 등 동문들 뜨거운 정성…"장학금 등 지역사회 기여 모색할 것"
의대 축제·심포지엄·학술강연회 진행…8월 27일~9월 3일 기념주간 기대감↑

지난 2월 경북의대 동창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경북의대 동문들이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경북의대 개교 100주년 준비위원회
지난 2월 경북의대 동창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경북의대 동문들이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경북의대 개교 100주년 준비위원회

우리나라 근·현대 의료의 선두에 있는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이하 경북의대)이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해 말 '경북의대 100주년 준비 후원단'이 출범한 후 동문들이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면서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100주년 기념주간(8월 27일~9월 3일)에 더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23년 9월 대구의학강습소로 문을 연 경북의대는 1933년 대구의학전문학교, 1945년 대구의과대학을 거쳐 1952년 국립 경북대 의대가 됐다. 경북의대는 지방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국립 의대로서 그간 9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경북의대 개교 100주년 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태환 경북의대 학장, 박재율 경북의대 동창회장(중앙이비인후과 원장)을 만나 그간의 준비 여정과 새로운 100년을 향한 각오 등을 들어봤다.

◆"모교 향한 '마음의 끈' 다시 찾아봐야"

경북의대 100주년 준비위원회는 최근 '개교 100주년 기념 인재육성 장학금' 2천100만원을 지역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대구시인재육성장학재단에 전달했다.

이번 전달식은 최근 경북의대 동창회로 34만 달러(약 4억5천만원)라는 거액의 돈이 들어온 것과 관련이 있다. 미주에 있는 이영해 동문(31회), 김재찬 동문(31회), 구본철 동문(38회)이 각각 10만 달러(1억3천만원), 라기도 동문(39회)이 3만 달러(4천만원), 김재호 동문(27회)이 1만 달러(1천300만원) 등으로 마음을 보냈다.

박재율 동창회장은 "사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큰돈이라 모교와 동창회 임원 모두 깜짝 놀랐다. 미주에 계신 선배들이 대부분 은퇴했기 때문에 너무 감사했고, 한편으론 '염치없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이 들었다"며 "이후에도 북미주에 있는 선배들이 계속 후원금을 보내고 있는데, '100년 전통의 품격'을 볼 수 있는 선배들의 정성이라고 생각한다. 기대에 어긋남이 없도록 요긴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의대와 동창회는 이번 장학금 전달을 계기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권태환 학장은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현시점에 '그동안 우리가 지역민들의 은혜에 충분히 보답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약소하지만 장학금을 통해 지역 인재 육성과 발전을 위한 노력을 미약하나마 시작하고자 한다. 어린 학생들이 경제적 어려움 없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특히 권 학장은 모금 활동을 하면서 인상 깊었던 일도 떠올렸다. 질병으로 젊은 나이에 일찍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가 생전에 그리워했던 모교에, 연로한 따님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찾아와,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발전 기금을 기탁한 것이다.

권 학장은 "저에게 실험 연구를 하고 있는 빛바랜 젊은 아버지의 사진을 맡기고 가셨다. 아버지가 공부하셨던 학교에 대한 사랑과 믿음 없이는 참으로 어려운 일일 것"이라며 "동인동 붉은 벽돌 의대 본관에서 공부하던 젊은 학생들 마음속에 조금씩 생겨났던 '마음의 끈'을 이제 우리가 다시 찾아봐야 할 때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대구 동인동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전경. 허현정 기자
대구 동인동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전경. 허현정 기자

◆학술회·심포지엄…다채로운 행사 준비

경북의대는 100주년을 계기로 여러 행사를 진행 중이다. 고인이 된 아운 정환탁 선생(6회)이 기탁한 연구기금으로 '아운강좌'를 개최해 국·내외 석학이 참여하는 학술강연회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100주년 기념 세미나로 강대희 서울의대 교수, 강봉균 서울대 자연대 교수(국가 과학자) 등의 강연이 있었다.

또한 서판길 한국뇌연구원장, 전장수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그리고 전 분당서울대병원장이자 경북의대 출신인 전상훈 교수의 강연이 예정돼있고, 오는 28일에는 경북의대 100주년 기념 대한의사학(醫史學) 심포지엄, 6월 30일에는 한국의학교육학회 대구경북지회 창립 20주년 심포지엄을 학교 본관 강당에서 진행한다.

특히 다음 달 2~4일 의대 축제(행운제)에선 지역 중·고교생들에게 학교를 개방해 해부제, 약리제, 병리제 등 다양한 주제로 의학이라는 학문에 접근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밖에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태국의 명문 마히돌 의과대학과의 학생 교류 및 일본 하마마쯔 의대와의 제20회 공동 심포지엄도 10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오는 9월 11~13일 동인동 교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권태환 경북의대 학장
권태환 경북의대 학장

◆새로운 100년 향한 도약

권 학장과 박 동창회장은 경북의대는 전국 그 어느 의대보다 동문들의 교류와 친밀도가 높은 편이라고 자신했다. 학창 시절부터 여러 동아리에 가입해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 적극적인 의료 봉사 등으로 선후배 간 친밀한 우애를 다지기 때문이다.

특히, 경북의대 동창회는 '일인 일계좌 운동' 등으로 장학금을 마련해 매년 2억5천만원의 장학금을 재학생에게 수여한다. 이는 전국 국립의대 중 단연 최고 수준이다.

또한 동창회에서는 지난 2003년 안행대상을 제정해 평생을 학술연구, 사회 공헌에 이바지해 국가와 사회, 의료계 발전에 큰 업적을 남기고 모교의 명예를 높인 동문들에게 매년 수여하고 있다. 이 행사를 통해 동문들은 의료인과 의학자의 본분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로 삼는다.

박재율 경북의대 동창회장
박재율 경북의대 동창회장

박 동창회장은 "개교 100년의 역사는 선배들이 피와 땀, 그리고 사랑, 희생, 봉사로 쌓아 올린 결과이며 어려운 시절 낙후된 후진국 의대라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이룬 금자탑이다"며 "지나온 한 세기를 정리하고, 새로운 각오로 미래 발전을 위한 초석을 쌓아 동문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한 가족이라는 끈끈한 유대감을 갖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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