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 기업인!] 김동탁 인코아 대표 "진단부터 회복까지 관여하는 브랜드로"

진단, 치료, 회복의 전주기 의료서비스의 연구 개발
소아과, 피부과, 산부인과에서 모두 쓰이는 점착성투명창상피복제 출시
한국 의료기기 시장이 전 세계 시장의 3%…수출율 높이는 것이 목표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입주 기업 ㈜인코아 본사에서 만난 김동탁 대표이사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입주 기업 ㈜인코아 본사에서 만난 김동탁 대표이사는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으로 성장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의료용품 개발에 모든 열정을 쏟겠다"고 말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의료기기 제조 회사를 운영 중인 김동탁 인코아 대표는 코로나 발발 당시 진단 키트를 개발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인코아는 기회를 이어가기 위해 제품 연구, 개발에 열정을 쏟고 있다.

김 대표는 2014년 회사 설립 이전에는 자동차 산업 소재 분야 쪽 연구원으로 일했다. 당시 의료기기 업체들의 대부분은 유통업자 출신들이 설립했다. 그러다보니 제품 개발보다는 판매에 방점을 두고 있었다. 이에 김 대표는 의료기기 개발에 자동차 산업기술을 접목하면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창업을 결심했다.

김 대표는 대장내시경용 기기부터 지혈 거즈, 코로나 진단키트까지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상용화하고 있다. 인코아는 진단→치료→회복의 전주기 의료서비스의 연구 개발에 집중하며 엄격한 품질관리와 정교한 시스템을 통해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 동구 혁신도시 인코아에서 김 대표를 만나 경영 철학과 비전을 들어봤다.

-최근 업계 추이와 작년 실적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매출은 37억원이었는데 코로나가 발발한 후 2020년에는 20억원이 증가해 58억원을 달성했다. 2021년에는 48억원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63억원을 달성하면서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 제조 매출로 보면 꾸준히 성장 중이고, 작년 실적은 온전히 우리가 제품을 제조해서 판매한 액수다. 올해도 성장 가능성을 보고 바이오 메디컬 분야 쪽으로 집중할 계획이다.

-코로나 키트 개발이 회사 경영에 미친 영향은?

▶코로나 발발 당시 내시경 의료기기는 매출이 없어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창상피복제 개발을 지연해야 하나 고민 중에 코로나가 터졌다. 코로나바이러스 검체물을 체취해서 연구소에서 실험할 수 있도록 전달 단계까지 바이러스가 깨지지 않도록 보관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우리 연구원들이 이 제품에 주력해 5개월 만에 제품이 나왔다. 우리 제품을 대구나 경북에 기부·판매도 했지만, 인도네시아나 일부 해외에서 판매했던 게 반응이 좋아 매출 성과를 올렸다. 올해는 하나도 안 나가고 있지만, 이 경험이 우리가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켜 주는 계기가 됐기에 아주 의미 있게 생각한다.

-현재 가장 주력하고 있는 제품 혹은 기술은?

▶점착성투명창상피복제를 출시해 최근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제품은 주사기 안에 투명한 젤이 들어가 있어, 상처가 있거나 피부 보호가 필요한 건조한 피부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원래 개발 목적은 수술 후 창상 회복에 바르도록 개발했다. 창상 이외에도 소아과에서는 아토피 환자, 피부과에서는 여드름 등 피부 질환 환자, 산부인과의 질 건조증·염증 환자에게까지 효과가 검증돼 있다. 이러한 바이오메디컬 제품은 상처 보호부터 치료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품 개발에 첨복단지 입주 혜택은?

▶우리가 제품을 개발해도 시장에서 상용화할 수 있도록 정량화하기는 힘든데 이런 부분에서 케이메디허브와 소통하다 보면 효능 검증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이번 창상피복제도 첨복단지 평가 지원 사업에 참여해 개발 중이다. 칠곡경대병원과 첨복단지에서 정책적으로 신제품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줘서 좋은 타깃을 잡고 임상 실험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기회들로 인해 레퍼런스가 쌓여 학회 등에서도 우리 제품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입주 기업 ㈜인코아 본사에서 만난 김동탁 대표이사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입주 기업 ㈜인코아 본사에서 만난 김동탁 대표이사는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으로 성장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의료용품 개발에 모든 열정을 쏟겠다"고 말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반려동물 창상 피복제 제품까지 개발하고 있다고?

▶반려동물 치료 분야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제 동물도 보험을 들 정도로 가족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아직 신고된 동물용 의료 제품이 많이 없다. 대부분 동물용 보습제들은 의료기기가 아닌 의약 외품으로 신청돼 있다. 그래서 우리가 한번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동물의 경우 사람하고 피부와 수분함량이 다르다. 반려 동물용 창상 피복제인 '애니큐디'는 수술 후 창상에 발라줄 수 있도록 개발했고, 동물 아토피용 피복제는 현재 시험 단계로 수의대 학생들에게 제안해 평가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올해 사업계획과 업계 전망은?

▶의약품과 의료기기 모두 선진국이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우리가 그걸 넘어서기는 상당히 어렵다. 틈새시장을 노려서 특화제품으로 가야 한다. 만들기가 어려운 1등급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이미 굳어져있고,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대중화돼있는 2등급 제품 시장을 노리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에는 2등급 제품을 아직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협력 시 우리는 기술력을 가져가고 인도네시아는 자급생산율을 높일 수 있는 시장을 확보해 줄 수 있다. 의료기기라 해서 무조건 하이테크일 필요는 없다. 특화된 우리만의 제품을 만들어 주변국과 협력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적은?

▶의료기기 시장은 정말 빠르게 급변한다. 코로나 때도 그렇고 매출이 오르락내리락 기복이 너무 커서 창업 이래 마음 편하게 있어 본 적이 몇 달 안 되는 거 같다. 코로나 이전에는 메르스가 있었다. 코로나 메르스 이외에도 정책에 따라 제품이 안 팔리기도 하고 주변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인 중에 유기농 비료 회사를 운영 중인 사장님이 있다. 그분은 10년이 가도 매출이 떨어지지도 않고 아주 조금씩 올라간다고 재미가 없다고 하시는데 너무 부러웠다. 지금도 의료기기 시장은 변동이 커 항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 같다.

-초기 벤처 기업에게 전하고 싶은 노하우?

▶새로운 기술이면 다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착각이다. 새로운 기술만 쫓다가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의약품과 의료기기는 식약처에서 관할하므로 안정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법이나 절차가 굉장히 까다롭다. 규제나 위험도관리에 대한 부분을 감지하고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새롭고 좋은 것만 따라가다 보면 허가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몇 년이 소비돼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식약처를 포함한 의료기기 관리하는 부서 또는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아는 것이 초창기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의료기기 업계 전망은?

▶우리로 아무 자본금 없이 시작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든 지 얼마 안 됐다. 열심히 하고 방향성만 가지고 가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분야가 대기업이 없다. 거의 10억 미만 규모의 기업이 70%를 차지한다. 10억원 넘으면 의료기기 30% 안에 들어간다. 의료기기 1등 회사가 이제 막 코로나 때문에 조 단위를 넘었다. 그전에는 5천억 4천억 하는 회사가 탑텐 안에 들었다. 의료기기 분야에서 시장의 벽은 그렇게 높지 않다. 한국 시장은 아직 창업해서 회사 설립하고 운영하기에 기회가 많은 곳이다.

-관련 업계 성장에 대구만의□ 이점이 있다면?

▶대구가 이점이 많다. 먼저 작은 부품을 사출하고 설계하는 기술력을 가진 구미와 울산과 지리적으로 가깝다. 자동차나, 휴대폰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들고 있는 정밀 사출 가공 기술도 구미와 울산에서 주로 쓰이는 기술일 뿐만 아니라 의료기기에 접목하기 최적화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또 메디컬 소재 기술에는 섬유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구의 또 하나의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대구에서 접촉할 수 있는 협력업체 등 인프라를 잘 활용하고 덕을 보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략이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새로운 제품, 우리만이 할 수 있는 하이테크 기술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해외로 빨리 나가는 것이다. 지금 한국 의료기기 시장이 전 세계 시장의 3%정도밖에 안 된다. 97% 시장이 밖에 있기 때문에 무조건 해외에 나가겠다. 현재 수출율이 적게는 10%, 많게는 20% 정도라면 앞으로 50% 이상은 해외에서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다. 목표를 달성해서 직원들 다른 회사로 안 가고 우리 회사에 남아있도록하고 싶다. 우리가 20·30·40세대 젊은 직원들이 많은데 동료들과 꾸준히 직장생활 같이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입주 기업 ㈜인코아 본사에서 만난 김동탁 대표이사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입주 기업 ㈜인코아 본사에서 만난 김동탁 대표이사는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으로 성장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의료용품 개발에 모든 열정을 쏟겠다"고 말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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