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역대급 성과급 잔치’ 시중은행, 사회 공헌 지원금은 뒷걸음질

역대급 성과급 잔치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 공헌 지원 금액은 퇴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3조 원을 넘어섰다. 그런데 이들 은행의 사회 공헌 지원 금액은 당기순이익의 6% 수준에 불과해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다.

국회 황운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3조586억 원으로 전년보다 37% 늘었다. 급속한 금리 인상에 따른 예대마진의 큰 폭 증가에 따른 것이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사회 공헌 지원 금액 합계는 7천821억 원으로 당기순이익 대비 6.0% 정도이다. 이는 ▷2018년 8.2% ▷2019년 9.2% ▷2020년 9.5% ▷2021년 8.1%에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서민금융 지원 실적은 3천375억 원으로, 전체 사회 공헌 지원 금액(7천821억 원)의 43.2%이다. 이는 ▷2018년 3천428억 원(49.2%) ▷2019년 4천266억 원(51.9%) ▷2020년 4천359억 원(54.7%) ▷2021년 3천466억 원(45.1%)과 비교할 때 가장 저조한 수치이다. 서민금융 분야는 취약차주와 청년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서민주택금융재단 지원과 지역 신용보증재단 지원,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지원 등을 포함한다.

은행권의 사회 공헌 활동은 국민과 은행 간 '상생의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국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면서 은행의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져 가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런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저버리고 있다. 은행들은 이자 장사로 거둔 수익으로 고액의 성과급이나 퇴직 위로금을 주면서도, 서민금융 지원 등 사회 공헌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들의 불편도 안중에 없다. 취약계층의 이용이 많은 점포와 ATM (무인자동화기기)을 계속 줄이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고금리, 고물가로 힘들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 당국은 은행의 사회 공헌 활동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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