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우영 작가 사망 두달….여전히 심각한 대구 예술계 저작권 논란

영남권 저작권 보호 수준 낮아
여전히 빈번한 지역 내 불공정 계약
저작권 교육 기관 확충해야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검정고무신 고 이우영 작가 사건 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공동제작자인 이 작가의 동생 이우진 작가가 발언을 마친 뒤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추억의 만화 검정고무신을 그린 고(故) 이우영 작가의 사망을 계기로 저작권 보호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영남권 예술가들의 저작권 보호 수준이 전국 최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최근 발표한 '2022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역별로 '저작권 보호 준수 수준'을 묻는 항목(10점 척도)에서 영남권은 6.90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수도권이 7.06점으로 가장 높았고 호남권(6.93점)이 뒤를 이었다.

해당 설문조사는 지난해 음악·영화·방송·게임 등에 있는 콘텐츠업 종사자 2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본인의 저작권 보호 이해 수준'을 묻는 항목에서도 영남권이 6.91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고 수도권이 7.08점, 호남권이 7.02점로 조사됐다. '주변인이 저작권에 대해 얼마나 이해를 잘 하고 있는지'를 묻는 항목에서도 수도권이 6.71점을 기록한 반면 영남권은 6.55점에 그쳤다.

설문조사에서 드러나듯 대구 예술계에서는 불공정 계약이나 저작권 도용 등 저작권 관련 문제가 만연하다는 것이 종사자들의 얘기다.

지역 한 웹툰 작가 A씨는 "정말 말도 안되는 계약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연재할 수 있는 기쁨에 계약서가 부당해도 무작정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작가들로서 복잡한 계약서를 읽는 것조차 힘든 일"이라고 토로했다.

대구 독립영화계 종사자 B씨는 "배급사가 불합리한 계약을 요구하거나 계약대로 이행을 잘 하지 않는 경우도 적잖다"며 "수익구조 배분 형태도 대형 제작사들과 비교했을 때 불공정한가 하면 배급사가 제멋대로 개봉을 연기하거나 약속한 시기를 훨씬 지나 개봉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지역 예술계에서는 저작권 관련 갈등이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약자인 창작자들을 교육하거나 구제할 수 있는 창구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나 대구저작권서비스센터 등이 저작권 관련 전문가 상담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개인 활동이 많은 작가들이 일일이 해당 기관들의 교육 일정을 확인해 방문하긴 힘든 실정이다.

김병철 한국만화인협동조합 대구지부장은 "공공 기관이 지역 작가를 대상으로 계약서 읽는 방법 등 저작권과 관련해 구체적인 교육 과정을 많이 만드는 한편 좀 더 수요자 편의의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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