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공항, 우리 기술로] <1>노기원 태왕 회장 "신공항 건설, 지역업체 참여 지분 높여야"

"지역에 기회 줘야 경제 클 것 아닙니까"

노기원 ㈜태왕 대표이사 회장
노기원 ㈜태왕 대표이사 회장

단군 이래 대구경북 최대 역사(役事)를 앞두고 자사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욕심을 말하기 보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지역 건설업계가 똘똘 뭉치자!"고 외치는 이가 있다. 지역 건설명가 ㈜태왕의 노기원 회장이다.

그가 강조하는 '합심'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18일 오전 대구 중구 동성로에 있는 태왕 사옥 9층에서 그를 만났다.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하자 노 회장은 특유의 높은 음성으로 이 같이 말했다.

"지역 업체에 많은 기회를 주어야 지역에서 일자리가 생기고 지역 경제가 클 거 아닙니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기회가 주어졌을 때 과실을 따먹을 그릇을 갖췄는지는 별도로 생각해볼 문제여서 문답을 이어갔다.

▶지역 업체가 과연 대규모 토목 공사를 해낼 역량을 갖췄나?
-사실 엄밀하게 따져보면 공항이든 어떤 건축물이든 설계 도면대로 지으면 된다.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서 A라는 종합건설사가 인천국제공항을 지었다면, 거기 기술자들을 태왕에 데려오면 다 해결된다. 결국 시공사가 짓는 게 아니라 회사에 근무하는 기술자들이 도면을 보고 짓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변별력을 두려고 공사 실적을 따진다. 문제는 그동안 지역 업체들이 메이저 건설사와 비교해 토목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지역의 토목 사업이 많지 않아 기회가 부족했던 탓이다. 그런데 최근 대구도시철도 4호선(엑스코선) 등 사상 최대 토목 물량이 지역에 쏟아졌다. 가령 화성산업이 지역에서 가장 많은 토목 공사를 했지만, 시간이 10년이 지나면서 실적 인정 받을 수 있는게 별로 없다. 그렇다고 '남의 잔치'로 놔둘 수 없지 않나. 공동으로 참여하든 어떻게든 지역 업체가 여러 경험을 해봐야 실적을 쌓고 앞으로 더 많은, 다양한 일을 해나갈 것이다.

▶지역 이기주의로 볼 수 있지 않나?
-지역에 기회를 주지 않으면 결국 대기업 건설사 하도급에 머무르고 만다. 지역 업체에 특혜를 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역 업체가 성장하면 지역이 살아난다. 대구 주택시장 호황기에 메이저 건설사가 들어와서 지역 하도급률이 올라갔느냐면 그게 아니다. 지역 업체가 발주하는 공사를 보면 지역 하도급률이 95%에 달하는데 역외 업체는 30%대를 넘기기 어렵다. 이것만 봐도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뻔히 보이지 않나.
물론 지역 업체 스스로도 어떠한 룰을 적용받더라도 충분히 경쟁을 뚫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다양한 방식의 사업을 통해서 역량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그럼 현실적으로 지역 업체가 공사 주관사 역할을 할 수 있겠나
-지역 업체도 나름대로 터널이나 철도 등 토목 공사를 참여했지만 주관사 실적은 많지 않다. 당장에는 서울 메이저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통해 입찰에 들어가는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 여기서 주관사인 B사가 50% 공사하고 지역 업체 몇 곳에 나머지 50%를 맡기는 식이 될텐데 지역과 상생 차원에서 대기업이 40%, 지역 업체 60%로 기회를 배분하도록 전방위적으로 나서줘야 한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야기 하는 부분도 이런 맥락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대기업 큰 회사가 믿음직하다는 생각을 갖는 이들도 있을텐데
-삼성전자 휴대폰은 서울에서 사든 대구에서 사든 똑같은 품질이다. 현대자동차 차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건축은 서울 강남에 짓는 래미안과 대구 남구에 짓는 래미안이 다르다. 브랜드가 아니라 누가 어디에서 어떤 환경 속에 어떤 공법으로 시공했느냐가 중요하다.
대구 주택 호황기에 역외 업체가 와서 시장에 왜곡이 많이 생겼다. 그 사람들은 3년, 5년 공급하고 떠나면 그만이다. 남은 상처는 지역 업체와 대구 시민의 몫이다. 이게 해소될 때까지 획기적으로 새로운 사업은 추진되기 어렵다. 또 하도급 업체는 매년 꾸준한 물량을 확보해가는 게 생존에 유리하다. 잘 될 때는 피터지게 경쟁하다가 붐이 꺼지면 지역에 있는 철근, 레미콘 노동자들 일자리가 사라지는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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