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헤라자드 사서의 별별책] <66> 사적인 글쓰기

류대성 지음/휴머니스트 펴냄

류대성 지음/휴머니스트 펴냄
류대성 지음/휴머니스트 펴냄

16년차 공공도서관 지기로 강좌를 기획하고 운영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들은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가지고 지적 욕구를 채워가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강의 주제 중'관계나 소통'은 빠지지 않는 희망 특강이다. 많은 사람이 학교와 직장, 그리고 가정, 사회 속에서 관계의 굴레로 불편함을 호소한다. 이는 비단 참여자만의 고민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늘 품고 있던 질문이기도 했다. 관계나 소통 관련 강의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만나지만 개인에게 솔로몬의 지혜로 닿아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관계의 불협화음을 들여다보면 개인의 정체성 혼란으로 빚어지는 경우가 많다. 흔히 인간관계를 타인과의 관계로 생각하지만, 자신과의 관계 맺기가 우선이다. 타인은 그다음 순이다. 자신과의 관계 맺기가 잘 되면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모범답안을 찾을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나를 돌아보며 감정을 정리하는 글쓰기는 자신과 관계 맺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사적인 글쓰기는 존재를 자각하는 도구가 된다. (94쪽)>

류대성 작가는 읽고 쓰는 사람이다. 저자를 소개하며 다양한 경력의 수식어를 붙일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사적인 글쓰기』는 저자가 평생 읽고 쓰며 축적한 경험과 오랫동안 국어를 가르치며 책 읽기와 글쓰기 강의를 하며 받았던 질문에 대한 답을 그러모았다. 독자들이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한 흔적이 고스란히 베여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글을 쓰기 전 자기 점검을 위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2부는 글쓰기를 위한 오해와 편견의 벽을 넘어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3부는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글쓰기의 구체적인 방법과 내용들로 채우고 있다. 총 30가지 질문을 함께 고민하며 '글쓰기'에 대한 관점을 확장할 수 있다. 단번에 글쓰기를 잘할 수 있는 비법이나 방법을 담고 있어 추천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품고 있는 관계에 대한 고민과 글쓰기 욕망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가교역할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1년 5개월 전『사적인 글쓰기』를 만나고 블로그에 글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는 사적인 글로 시작했다. 이후로 개인 일상과 책을 읽고 내면화를 위한 글쓰기, 사서 직업과 업무 내용을 병행하며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얼마 전에는 청소년 진로 교육 전문 기업 '캠퍼스 멘토'에서 펴낸『사서 어떻게 되었을까』(2023년 3월)에 서면 인터뷰가 실렸다. 이 진로 도서에 실린 내용도 그간에 블로그에 정리해 둔 글 중 필요한 내용을 발췌해 정리했다. 꾸준한 글쓰기로 삶의 목적과 방향성을 찾아가고 있다. 또 사서로 전문성을 더하며 공공도서관의 세계와 역할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글쓰기를 시작하며 변화한 나의 긍정적 모습과 태도를 내가 가진 언어의 세계로 표현하기 어렵다.

『사적인 글쓰기』는 바쁘고 열심히 살지만 헛헛한 생각이 드는 사람, 생각과 마음을 글로 표현하고 싶은 사람, 틀에 갇혀 있는 느낌을 받는 사람, 다양한 역할의 혼재 속에서 혼란을 겪는 사람, 관계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 정체성을 찾고 싶은 사람, 글쓰기 시작이 어려운 사람이 읽으면 도움 받을 수 있다. 사적인 글쓰기를 시작으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스스로 풀어보며 삶의 목적과 방향을 잡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자유로워지는 것은 실천하는 사람의 몫이다.

글쓰기는 지금 당장 시작해도 과함이 없다. 저자의 말을 빌린다. '내일은 없다.'(209쪽)

김일영 경상북도교육청 칠곡도서관 사서
김일영 경상북도교육청 칠곡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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