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법 점거농성과 폭행 등의 이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택배노조가 이번에는 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배송기사(퀵플렉서)에 관한 설문조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0일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택배노조 간부들은 'CLS 노동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체 퀵플렉서 가운데 278명이 응답한 설문조사다. 설문 대상자는 30~40대가 70.9%로 가장 많았으며 20대도 8.6%를 차지했다. 설문 대상자의 60% 이상은 지난해 3월부터 근무했고 택배기사 경력은 3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설문 대상자의 평균 월 소득은 584만원이었다. 600만~700만원(19.2%), 700만원 초과(12%) 등 월 600만원 이상 버는 퀵플렉서는 31.2%였다. 수입 대비 한달 쓰는 비용은 100만원 이하가 36.4%, 100만~150만원 이하가 38.5%로 조사됐다.
택배노조측은 "퀵플렉서는 월 평균 419만원의 수익을 가져가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퀵플렉서들이 주당 평균 5.9일(하루 9.7시간) 일한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이고 한달 평균 휴가 일수는 4.8일로 일과 가정 양립이 불가능하다"며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같은 택배노조 측의 조사결과 발표와 요구 사항에 대해서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퀵플렉서의 월 평균 수익은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체의 월평균 소득(196만원)은 물론 임금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인 319만1천원보다도 높기 때문. 특히 우리나라 평균 수면시간이 6.9시간(글로벌 수면솔루션 브랜드 레즈메드 조사)인 점을 고려하면 퀵플렉서의 평균수명이 오히려 조금 더 높다.
또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9.3시간이고, 월평균 휴무일은 3.8일이었다.
결과적으로 퀵플렉서들은 일반 개인 사업 자영업자들과 비교해 근로시간은 비슷하고 휴무시간은 많은데 소득은 더 높은 셈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퀵플렉서는 일반 임금 근로자가 아닌 사실상 자영업자로,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 근무시간을 조율한다는 점에서 노조 주장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노조는 이날 주6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을 근절해야 한다고 나섰지만 이들의 조사만 보면 퀵플렉서들의 주당 근무시간은 57시간으로 파악됐다.
택배물류업계에 따르면, CLS 전체 퀵플렉서의 업무시간은 노조 주장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노조 등은 택배 노동자의 근무환경에 관한 사회적 합의문에 주 60시간 초과 근무 금지를 명시했는데, 실제 전체 퀵플렉서의 평균 업무시간은 이보다 훨씬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작 월평균 584만원을 받는 조사 대상자의 65.1%는 "퀵플렉서로 일하면서 소득수준이 좋아졌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택배 노조 측은 "기사들이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고 배송 수수료를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노조 측은 "응답자의 30%가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고 47~8%는 대리점과 기사가 반반씩 부담하고 있다"며 쿠팡 측에 보험료 분담을 요구했다.
그러나 택배 물류업계에 따르면, 퀵플렉서의 산재나 고용보험 가입 절차는 업무 계약을 맺은 각 영업점 책임이다. 노조 측은 "배송 수수료를 삭감하고 있다"는 주장도 폈지만 실제 배송 수수료가 월 소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CLS 관계자는 "퀵플렉서는 개인사업자로 퀵플렉서의 운영과 관리는 택배영업점 소관"이라며 "대책위는 CLS를 상대로 근거없는 허위 주장을 중단해달라"고 밝혔다.
택배 노조의 이 같은 조사 결과 왜곡 등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택배노조가 극히 소수의 퀵플렉서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는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고소득 배송기사들의 처우를 개선해달라는 요구는 일반 국민 눈높이에서 공감대를 살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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