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우 가격 안정, 근본 해결책은 경쟁력 강화에 있다

2026년 미국산 소를 시작으로, 2028년 호주산 소에 대한 수입 관세가 완전히 폐지된다. 여기에 한·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FTA가 체결될 경우 소고기 수입 물량은 10~30% 증가하고, 국내 한우 농가의 잉여 소득은 6천억~9천억 원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이어진 소값 하락으로 한우 농가들이 위기에 봉착한 상황에서 거대한 먹구름까지 밀려오는 것이다.

한우 가격은 약 10년 주기로 상승과 폭락을 반복하고 있다. 가격 상승, 사육 두수 증가, 가격 폭락이 반복되는 것이다. 주기적 폭락을 방지하자면 적정한 사육 마릿수를 산정하고, 이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지금처럼 가격을 시장에 맡겨 두는 방식으로는 주기적 폭락과 축산 농가 피해를 막기 어렵다. 일부 자금력 있는 농가들이 마릿수 감축에 동참은커녕 송아지 값이 떨어졌을 때 더 사들였다가 2년쯤 뒤 출하할 생각을 하니 사육 마릿수 조절도, 가격 안정도 요원해지는 것이다.

한우 생산비의 50~60%를 차지하는 사룟값 대책도 시급하다. 일각에서는 사료 구매 자금 지원 확대, 사료 가격 차액에 대한 정부 지원 등을 요구하지만, 적절치 않다고 본다. 형평성에 맞지 않고 사육 두수 조절이 어려워 축산 농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사룟값 절감을 위해 벼 수확 후 겨울철 노는 논에 사료작물 재배 확대, 혼합 사료 개발 등 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군 급식에 한우 공급 기준량을 높이자는 등 소비 증대를 위한 방안들도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대책들이 세금 지원 성격을 띠고 있다. 소비자는 싸고 질 좋은 소고기를 먹고 싶어 한다. 한우 농가 보호 차원의 일방적 배려보다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윈윈할 수 있는 대책들이 마련돼야 한우 산업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2026년부터 소고기 수입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한우 가격 안정을 위해서라도 수출을 늘려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도 한우 정책은 '축산 농가 지원'이 아니라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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