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尹의 원칙론에 중·러 과민반응…양국 강경 메시지 내며 반발

한미 정상회담 전 묘한 기류
민주 "북방외교 기틀 훼손"…국힘 "야당부터 협력해달라"
이재명 "국익에 필수, 중·러 관계 훼손 안 돼"…윤재옥 "민주, 중·러 국익 아닌지 의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한러 관계의 긴장이 고조된 데 이어 한중 간의 관계도 거칠어지고 있다. 중국 외교장관이 무력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강경 메시지를 내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1일 상하이에서 '중국식 현대화와 세계'를 주제로 열린 '란팅(藍廳·blue hall)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라며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보도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해협 긴장 상황에 대해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

친 부장이 연설에서 윤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윤 대통령 발언과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인용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윤 대통령 발언을 비난하는 의미를 담아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의 로이터 통신 인터뷰는 러시아와의 설전도 낳았다.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관련, 대규모 민간인 학살 등 상황이 발생하면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하자, 러시아는 즉각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무기 제공도 반러시아 적대행위로 간주하겠다"며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 양국과 동시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다음 주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날 여야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고리로 한 중·러 외교 상황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평화와 안정, 국익에 필수적인 중국, 러시아와 우호 관계를 훼손하면 안 된다"면서 "보수정권 스스로 자신들의 선배들이 닦아놓고 역대 정부가 발전시킨 북방외교 기틀을 무너트려서야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반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도 국익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중국의 국익, 러시아의 국익을 뜻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도 대한민국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협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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