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여당부터 정신 바짝 차려야 정치 복원 가능하다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을 보면 섬뜩한 느낌이 든다고 털어놓는 국민들이 적잖다.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조건부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것 등과 관련,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아무 말 투척'이 자해적 외교 폭탄이 되고 있다"면서 극단적 어휘 동원까지 불사했다. 이날 회의는 윤 대통령에 대한 성토대회처럼 보였다.

윤 대통령의 언급은 우리나라가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침략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에 대해 책임성 있는 조치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원론적이고 상식적 표현이었다. 소련이 뒤를 받치고 북한이 도발했던 6·25전쟁의 참혹한 피해국으로서 유엔이 발동한 집단 안보체제 수혜를 통해 공산 세력을 격퇴한 뒤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자유와 번영을 획득할 수 있었던 우리나라로서는 당연히 내야 할 메시지였다. 힘에 의한 중국의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윤 대통령의 최근 발언도 보편적 국제규범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것이었다.

닥치고 때리기식 정부 비판에다 입법 독주까지 거듭하는 민주당의 행태는 무조건적 저항정치다. 민주주의는 복수(複數)성을 근간으로 하기에 여당이 있으면 야당의 존재와 기능도 불가결한 전제로 구성해 놨다. 그런데 제도화된 기구인 야당이 이런 식이라면 우리 민주주의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급기야 각계 원로 인사 모임인 국가원로회의는 지난 20일 "민주당이 169석 힘으로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는 대선 불복"이라는 호소까지 내놨다.

저항정치에 함몰된 민주당을 대안정치로 복귀시켜야 한다. 민주당 탓을 하며 여당이 삿대질만 하기에는 나라 안팎 상황이 너무 급박하다. 여당이 지도부 리더십을 회복, 집권당으로서의 신뢰와 권위를 국민들에게 보여주면 국민의 질타에 의해 야당의 각성이 이뤄질 것이다. 국민의힘부터 정신 바짝 차리고 '여당다움'을 찾아야 한다. 책임성을 상실한 발언을 한 최고위원들부터 공정한 절차로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정통성 시비에 휘말려 온 김기현 대표는 국회의원 특권 전면 폐지 등 깜짝 놀랄 만한 혁신을 통해 '완전히 달라졌네'라는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야당이 바뀌고, 정치 복원을 통해 국가 의사결정의 정상화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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