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2일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송영길 전 대표 측의 '돈 봉투 사건'으로 소환되고, '이송'(李宋) 밀월은 파국을 맞고 있다. 당시 송 전 대표는 경쟁자인 홍영표 의원에게 0.59% 차이로 신승하면서 당대표에 당선돼, 대선 과정을 진두지휘하면서 '이심송심'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돈 봉투 사건은 비주류였던 송 전 대표가 '친문 대표' 홍 의원을 꺾을 수 있었던 비결이 '돈 봉투'와 이재명 대표 측의 막후 지원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해 준 것이다.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 대표를 지원하고 대선 후 서울시장 출마를 통해 계양을 지역구를 이 대표에게 물려주는 보은을 한 두 사람의 주고받기는 정치적 밀월 이상의 끈끈한 관계였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대표의 대선 승리를 위해 운동권 세대인 '86세대 용퇴론'까지 제기하면서 총선 불출마까지 선언했던 송 전 대표는 불출마 선언을 파기하고 정치적 고향인 인천을 떠나 서울시장에 도전함으로써 스스로 한 정치적 약속도 파기했다. 이 대표의 방탄(?)을 위한 것이었을까? 2000년 16대 총선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젊은 피'로 선택받아 국회에 입성한 후 국회의원 5선과 인천시장을 역임한 후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정치 행보를 하고 있던 송 전 대표와 이 대표는 차기 대선 구도를 볼 때 경쟁 관계에 있다.
송 전 대표가 돈 봉투 사건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고 낙마하게 된다면 이 대표로서는 경쟁자를 제거하는 정치적 이득을 얻는 부수 효과를 거두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좋아할 수만은 없다. 돈 봉투 사건이 86세대뿐 아니라 민주당의 도덕성에 타격을 주는 휘발성 강한 악재이기 때문이다.
민주화운동 헌신이라는 명예로 정치권에 입성한 86세대들이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도덕적 비난을 받은 것은 5·18 NHK 가라오케 사건과 베트남 외유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86세대 퇴진은 내년 총선 공천의 변수가 될 것이다. 친명과 비명계 간의 뿌리 깊은 반목·갈등과 함께 말이다. '이송 밀월'은 방탄 갑옷까지 이어졌지만 돈 봉투 사건을 계기로 파국을 맞으면서 대장동을 포함한 사법 리스크에 직면, 사면초가에 처한 이 대표의 리더십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dide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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