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고령화시대가 불러온 고령 운전자 폭증, 세밀한 대책 준비해야

고령화시대가 찾아오면서 고령 운전자가 크게 늘고 있다. 등록된 개인 차량 10대 중 3대를 60세 이상 운전자가 소유, 이제 고령 운전자가 운전대에 앉아 있는 장면은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지난달 말 기준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통계를 보면 개인 등록 차량(2천184만1천827대) 중 60대 이상이 차주인 차량은 31.6%(690만7천857대)였다. 매년 연말 통계치 확인 결과, 60대 이상 차주 비중은 2018년 23.83%였지만 매년 증가해 올 들어 30% 선을 돌파했다.

운전면허 소지자 기준으로 봐도 고령 운전자는 계속 늘고 있다. 경찰청이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 433만7천80명으로 전체 운전자의 12.7%였다. 2018년엔 307만650명(9.5%)이었는데 몇 년 만에 100만 명 이상 늘어났다. 차량 등록 기준이든, 운전면허 분류든 현실로 닥쳐온 고령화 추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통계가 나올 때마다 우리 사회는 "고령 운전자들을 이제 그만 운전대에서 내려오게 해야 한다"는 배제적 접근을 해왔다. 실제 데이터를 봐도 고령 운전자들의 사고가 적잖고 고령 운전자 증가세에 따라 사고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 연구 기관의 예측이다. 삼성화재 삼성교통문화안전연구소가 이달 초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고령 운전자 사고는 2021년 8천11건에서 2026년 1만77건으로 25.8% 증가가 예상됐다.

그러나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를 반납받고 이들을 운전석에서 퇴출시키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고령화시대지만 건강하고 활력 있는 이른바 신(新)노인들이 크게 늘고 있으며 무엇보다 이들의 이동성을 보장해 줌으로써 고령자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부여하는 것은 고령화시대를 맞은 우리 공동체의 또 다른 임무이기도 하다. 고령 운전자를 뭉뚱그려 65세 이상으로 범주화하지 말고 고령 운전자 나이를 세분화, 적성검사 주기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안전교육 강화에 나선다면 고령 운전자 사고 우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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