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종교칼럼] 도전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태도

송기섭 목사(전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송기섭 목사(전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송기섭 목사(전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커밍 워크라는 사람은 성공의 요인을 4가지로 요약해서 말했다. 첫째, 머리가 좋아야 한다. 둘째, 지식이 좋아야 한다. 셋째, 기술이 좋아야 한다. 넷째, 태도가 좋아야 한다.

그런데 이 4가지 중에서 성공적인 삶에 약 93%이상 결정적인 요인을 주는 것이 바로 태도라는 것이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지식이 있고 기술이 좋아도 자세와 태도가 좋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마련이다.

공원에 노인 한 분이 매일 나와 앉아 있었다. 그 노인은 무엇이든지 수를 세는 것을 좋아했다.

어느날 공원에 30대 초반의 한 남자가 와서, 10개월 된 어린아이에게 걸음마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제 간신히 일어서는 아이의 옷깃을 잡고 아이를 걷게 하려고 애를 썼지만 아이는 한 발짝을 떼고는 곧 넘어졌다. 아이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며 다시 걸음마를 시켰지만 아이는 두 발짝도 못 떼고 계속 넘어졌다. 아이는 지쳤는지 그 남자의 무릎에 누워 잠이 들었고, 깨어나 다시 걸음마를 시작했다. 그러다 해 질 무렵이 됐다.

그때 옆 벤치에서 지켜보고 있는 노인을 의식한 남자는 노인에게 다가와서 "우리 아이가 걷는 모습을 보셨습니까? 도와주지 않았는데도 오늘 제 아이가 3걸음이나 걸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노인은 퉁명스럽게 "내가 보니, 그 애는 오늘 35번이나 넘어졌더군요"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남자는 팔에 안은 아이의 볼에 입을 맞추더니 웃으며 말했다. "아, 그렇군요. 그래도 35번쯤 넘어진 게 뭐 대수인가요? 3걸음이나 걸었다는 것이 중요하지요."

지금은 35차례나 넘어지고 겨우 3걸음 걸었지만 언젠가 그 아이는 3걸음이 아니라 10걸음을 걷고, 언젠가는 넘어지지 않고 뛰어갈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계속해서 넘어지고 일어나는 과정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나는 사과 알레르기가 있었다. 그래도 아침에 사과 한 쪽은 보약이라고들 하니, 나도 아침에 사과가 먹고 싶어졌다. 역시나 사과가 입천장에 닿기만 해도 입천장이 얼얼해지고 재채기에, 콧물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알 수 없는 오기가 생겨서 한 달 두 달 계속 아침에 사과 먹기를 시도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아내는 "다른 맛있는 과일도 많은데 그렇게 재채기하고 콧물을 흘리면서까지 왜 굳이 사과를 먹으려고 그렇게 애를 써요? 아니, 사과하고 원수졌어요?"라며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차멀미 하는 사람들 중에도 계속 차를 타다 보면 차멀미하지 않고, 계속 뱃멀미 하는 사람들 중에도 계속 배를 타다 보면 뱃멀미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나는 사과를 먹고 싶은데, 계속 먹다보면 이런 증상도 극복될 수 있을 거야."

몇 달 이렇게 사과와 씨름하자, 놀랍게도 사과 알레르기 증상이 점정 약해지더니 나중엔 완전히 그런 증상이 없어졌다. 지금도 나는 거의 아침마다 맛있게 사과를 반 개 이상씩 먹고 있다.

이 일은 내게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비록 사과 먹기 같은 일이 누군가에겐 작고 우스운 일이었을지 몰라도, 커밍 워크의 이야기처럼 내겐 두려움에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머리, 지식, 기술보다 중요함을 깨닫게 해 준 일이었다.

갈라디아서 6장 9절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