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6일(현지시간) 미국 국빈 만찬에서 메릴랜드식 게 요리, 일명 '게살케이크'를 먹을 것으로 25일 미국 백악관을 인용한 외신 보도들을 통해 알려진 가운데, 같은 의미인 '크랩(Crab, 게)케이크'가 온라인에서 회자되고 있다.
바로 2년 전인 2021년 5월 21일 방미 중이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크랩케이크 오찬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케이크의 재료인 '크랩'을 두고 온라인에서 일부 네티즌들이 '낭설'을 언급했던 것.
▶그때 청와대(현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찬을 겸해 37분간 진행된 단독 회담에서 미국 측은 해산물을 좋아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식성을 고려,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를 메인으로 하는 메뉴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미국에 '격식을 갖춘 오찬 및 만찬'을 타진했고, 특히 양국 정상이 만나기 한 달 전이었던 2021년 4월 16일 스가 요시히데 당시 일본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 20분 간 만나 햄버거를 먹는 '햄버거 회동'을 했다가 자국에서 조롱을 받은 것을 의식했다는 풀이도 나왔다.
즉, 크랩케이크는 햄버거보다 격식 있는 식사 자리를 만들기 위해 선택된 메뉴였다는 것.
그런데 문재인 전 대통령 및 정부 비판 여론에서는 "햄버거나 크랩케이크나 간단한 음식"이라면서 '도긴개긴'이라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오찬 시간을 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 사례(37분)가 스가 총리 사례(20분)의 약 2배나 소요된 것을 두고 호평도 나왔다. 식사 시간을 포함한 전체 회담 시간을 따져도 한미정상회담 시간(171분)이 미일정상회담 시간(150분)보다 21분 더 길었다는 등 분석을 담은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실은 무엇보다도 2년 전 논란이 된 키워드는 크랩(Crab)과 비슷한 발음의 비속어인 'Crap(헛소리, 배설물 등)'이었다.
이 단어에는 '귀찮은 놈'이라는 의미도 들어있고 이게 바이든 대통령 내지는 미국 정부가 은연중 문재인 전 대통령 내지는 한국 정부에 던진 조롱의 메시지라는 일부 네티즌의 의혹 제기가 있었다.
그러나 게(크랩) 말고도 여러 음식을 가리키는 영단어에 이런저런 속뜻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낭설이었다.
당시 한바탕 '해프닝'을 겪은 만큼, 2년 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만찬 자리에 오를 크랩케이크를 두고는, 낭설이 재현되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자 등은 언론 보도 댓글을 통해 "이번에는 왜 조롱의 의미라고 보도하지 않느냐" "(앞서 논란이 발생했던 것을 의식한듯)크랩케이크라는 표현보다는 게살케이크라는 표현을 기사 제목 등에 주로 쓰는 게 의도가 있다"는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편, 크랩케이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방미 직후 청와대 오찬 메뉴로도 올랐다.
미국 방문 직후 였던 2021년 6월 2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해 8월 9일 가석방으로 출소하기 2개월 전 상황) 등 4대 그룹 대표들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찬 간담회를 갖고, 크랩케이크를 나눠 먹었다.
▶백악관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크랩케이크를 대접한 것을 두고는 "문재인 대통령의 식성을 고려했다"는 정만호 당시 국민소통수석의 브리핑이 있었다.
이어 이번에는 한국과 미국 음식의 결합을 크랩케이크를 통해 구현하는 의미가 외신 보도들에서 강조됐다. 바로 한국 전통 소스인 고추장을 가미하는 것이다.
게살을 발라 구운 크랩 케이크에는 '고추장 비네그렛(소스)'을 곁들인 양배추, 콜라비, 펜넬, 오이 샐러드가 결들여진다.
국빈 만찬 메뉴 전체로 넓혀 보면, 한국계 미국인 유명 요리사인 에드워드 리를 비롯해 크리스 코머포드 백악관 수석 쉐프, 수지 모리슨 백악관 수석 페이스트리 쉐프가 함께 준비하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즉, 문재인 전 대통령이 먹었던 크랩케이크와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먹을 크랩케이크는 '버전'이 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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