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비자'(200만 파운드(약 30억원) 이상을 투자하면서 일정기간이 지나면 영주권 지급), 영국은 2008년 금융위기 때 도입해 러시아, 중국, 중동 등의 갑부들의 투자를 촉진하는데 잘 이용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부정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폐지했다. 수엘라 브레이버먼 영국 내무부 장관은 '황금비자'라고 불리는 1등급 투자 비자(VISA) 경로 검토자료에서 비자를 받은 이들 중 소수가 부패, 불법, 조직범죄로 부를 이뤘을 위험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제는 상황 역전.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러시아가 올해 처음으로 '황금비자' 제도 도입을 선언했다.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황금비자 제도 도입에 독립국가연합(CIS·옛 소련권 국가 모임), 중국, 인도 등의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거주 허가 신청 전 3년 이내에 자국의 중요한 사회적 프로젝트에 최소 1천500만루블(약 2억5천만원)을 투자하는 등 법령에서 제시한 4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를 충족하는 외국인에게 이러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이 제도를 통해 올 한해 약 120억루블(약 2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투자규모는 앞으로 연간 최대 400억루블(약 6천600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현지의 한 투자전문가는 "러시아는 해외투자 유입이라는 이점을 가질 수 있고, 해외 사업가들은 러시아에 오랫동안 머물며 일할 기회 등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황금비자 제도 도입 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러시아가 다른 나라에 비해 투자수익 및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 중동의 큰 손들도 러시아에 선뜻 투자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분위기. 실제 영국의 경우 황금비자 제도 도입 이후 세계 최고 금융시장으로 지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았지만, 부패를 통해 부를 축적한 이들의 돈세탁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도 있었다.
영국 정부는 2015년부터는 자금 투명성을 위한 회계감사 자료를 요구했고, 2018년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으로 러시아와 관계가 악화한 이후로는 이 제도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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