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창의융합교육원(이하 창의융합교육원)은 오는 12월 20일까지 관내 초 4~6학년 107개 학교 1만117명, 중 1~3학년 12개 학교 1천219명 학생을 대상으로 '창의융합체험활동'을 운영한다.
수성구 황금동에 있는 창의융합교육원은 과학 중심 체험 활동이 이뤄졌던 '대구과학교육원'에서 2019년 3월 1일부터 대구창의융합교육원으로 조직 개편되며 창의융합체험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창의융합체험활동'은 급변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사회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해 창의융합교육원에서 지속적으로 운영해 온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엔 초 4~6학년을 대상으로 교육과정과 연계해 3개의 전시체험관(전시과학관, 수학체험센터, SW교육체험센터)을 골고루 순환하며 과학, 수학, 소프트웨어(SW)를 융합한 소주제를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체험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올해 창의융합체험활동은 참가 대상이 확대되고, 프로그램 운영 방식이 보다 내실 있게 달라졌다.
대상은 기존 초등학생부터 올해 중학생까지 확대해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내실 있는 진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중학생 대상 활동은 다음 달 둘째 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또한, 기존엔 4시간 정도 단순 참관 활동에 그쳤다면, 올해는 학생들이 전일제수업(6시간) 동안 과학, 수학, SW 주제 관련 실제 실험과 조작 활동을 하면서 깊이 있는 탐구를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지도교사는 학년별 탐구 주제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핵심질문을 통해 학생들의 사고를 이끌어내고, 그 질문에 꼬리를 물고 학생들은 더 많은 생각을 나누며 프로젝트 활동을 이어간다. 담임교사는 수업에 함께 참여하며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지원한다. 이는 학생들의 교과별 학습역량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방식이다.

◆수학의 꽃 '삼각형'과 친구 하자
수학체험센터에선 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이름을 알아야 친구지! 삼각형과 친구가 되다!'를 주제로 기본 원리 중심의 탐구학습을 운영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도형인 삼각형은 생활 속 다양한 건축물이나 물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창의융합교육원의 천체투영관 지붕 역시 지오데식 돔 형태인 삼각형으로 구성돼 있기도 하다.
이처럼 학생들은 건축물에 삼각형이 사용되는 이유를 탐구하고, 직접 삼각형과 사각형 구조물을 만들어 실험을 통해 원리를 적용해 보는 시간을 가진다.
코딩을 통해 정밀한 그림들을 그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거북이 모양 로봇인 '터틀로봇'으로 정삼각형 그리는 과정을 코딩해 보며, 자신이 코딩한 대로 로봇이 삼각형을 그려내는 활동이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뜨겁다.
삼각형 구조물이 추의 무게를 얼마나 버티는지 탐구하는 실험을 직접 해보며, 실생활에서 삼각형이 어떻게 적용되고 활용되는지 원리를 발견하는 시간도 가진다.
한 학생은 "프레임이 두 배나 많이 사용된 사각형 구조물이 삼각형 구조물보다 더 튼튼할거로 생각했는데, 삼각형이 무거운 추를 더 담아도 끄떡없는 걸 보고 신기했다"며 "처음엔 그냥 예뻐 보이려고 에펠탑 속에 삼각형 모양이 사용됐다고 생각했는데,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내진 설계 구조물, 우리가 직접 만든다
전시과학관에선 '지진을 견디는 내진 설계 구조물 탐구'라는 주제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은 내진 설계 속 과학 원리를 집중적으로 탐구할 수 있다.
최근 구조물 붕괴로 인해 인명피해가 컸던 튀르키예의 지진으로 우리 생활과 밀접한 지진에 대한 관심과 지진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증가하고 있다.
지진의 피해를 줄일 수는 없을지, 지진을 견딜 수 있는 건물을 만들 수 없을지 등 다양한 실험을 통해 내진설계 속 원리를 탐구한다.
우선, 지진으로 인해 건물이 흔들리는 과학적 원리를 실험을 통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느끼며 체험한다. 이후 지진 피해를 줄일 방법을 친구들과 토의하며 찾는다.
그다음 지진에 견딜 수 있는 튼튼하고 안전한 건물의 조건을 모색한 뒤 지진에 잘 견디는 구조물을 제작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내진 설계가 없는 일반구조물과 내진설계를 한 구조물이 진동에 버티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과학의 원리가 실생활에 유용함을 알게 된다.
이번 활동에 참여한 한 학생은 "이번 튀르키예 지진에서 내진 설계를 하지 않는 등 건축법을 위반한 건물들이 특히나 큰 피해를 당했다는 걸 보고 내진 설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며 "우리 집은 얼마나 내진 설계가 돼있는지, 할머니 집은 어떤지도 궁금해졌다. 앞으로 내가 생활하는 건물들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내 생각대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자동차
SW교육체험센터는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원리 탐구'를 주제로 활동을 운영한다.
학교에서는 아직 생소한 인공지능(AI) 기반의 SW 탐구 활동으로 진행되며 'AI 기술은 어떤 원리로 실현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학생 스스로가 찾을 수 있도록 한다.
그림을 그리면 이와 연관된 이미지를 제공하는 'AutoDraw'와 제시된 단어의 이미지를 그리면 정답을 찾아주는 'Quick Draw'라는 AI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AI의 개념과 구성요소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진다.
더 나아가 자율 주행 자동차 실행에 필요한 데이터를 학생이 직접 선별 및 수집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행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코딩해 본다.
구글에서 제공하는 머신러닝(사람이 학습하듯 컴퓨터에도 데이터를 제공해 학습하게 함으로써 새로운 지식을 얻어내게 하는, AI의 한 분야) 학습 도구인 '티처블머신'을 통해 자신들이 입력한 데이터값대로 자율주행 자동차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학생들은 뿌듯함을 느낀다.
AI 기술의 기본원리를 이해함으로써 일상생활 속에서도 학생들이 AI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
이번 활동에 참여한 학생은 "내가 설계한 대로 자동차가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너무 즐거웠다. 다음엔 좀 더 코딩을 잘해서 자동차가 더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반야월초의 신지혜 교사는 "올해 창의융합체험활동은 여러 전시체험관과 연계한 체험활동을 넘어 학생들이 여러 개념에 대해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체험활동을 구성한 점이 인상 깊었다"며 "새로운 관점으로 개념과 성질을 탐구하도록 이끌고 다양한 학습 자료를 의미 있게 연결해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좋았다"고 했다.
유호선 대구창의융합교육원 원장은 "개념 기반 원리학습은 학생들에게 미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줘 과학, 수학, SW에 대한 개념을 형성하고, 이를 삶 속의 다양한 상황과 맥락으로 전이해 학생들이 배움을 확장해 나가도록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창의융합체험활동에서 그치지 않고 교실 수업의 변화까지 견인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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