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바쁘다. 이렇게 바쁘게 살다보면 나 자신을 돌아보기가 어렵다. 오늘 내 기분이 어땠는지, 뭐가 좋았는지, 어떤 게 힘들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내일이 찾아온다.
누군가 당신은 소중하다고, 어떻게 더 자신을 돌볼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는 김은주 작가의 책이다. 작가의 책이 많은 사랑을 받은 데에는 작가 특유의 창의적인 시선과 따뜻함에 있다. 독자들은 한 문장, 한 문장에 공감을 하고 위로도 받았다. 이 책 역시 작가 특유의 표현법으로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며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간식 먹듯 꺼내 읽어보기에 좋고 작가 역시 이를 의도해 상황에 맞게 읽을 수 있도록 맨 마지막 페이지에 인덱스를 두고 있기도 하다.
일러스트 부분도 눈여겨볼 만하다. 글마다 귀여운 사람 그림체가 시선을 사로잡는데,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워리 라인스가 작업했다. 단순하면서도 함축적으로 표현된 그림은 그림도 읽게 만드는 묘한 맛이 있다.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진 책이다.
작가는 자신을 식물처럼 가꾸어 보자는 말로 글을 시작하고 있다. 나를 들여다보고 사랑해주고 더 나은 나를 만날 수 있도록 쉽게 안내한다. 씨 뿌리는 것에서부터 성장에 필요한 물주기, 시든 잎 잘라내기, 결실인 꽃 피우기 등을 포함해 모두 7가지 단계의 목차를 두고 이어나간다. 중간중간 '셀프가드닝 프로젝트'를 두어 일상에서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방법도 알려준다.
"힘든 날일수록 꽃밭에 엎드리자, 나를 소중하게 대하자", "여유는 생기는 것이 아니라 챙기는 것이다"
책 속에 나오는 말이다. 나를 돌보고 바라보는 것은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런 시간을 만들고 챙겨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하루를 걸어가다 보면 기분 좋은 꽃들을 마주하기도 하지만 아주 작은 돌에 넘어져 다쳐버리기도 한다. 이때 피부에 난 상처에 연고를 바르듯 마음에 난 상처 역시 내가 나만의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어야 한다. 그냥 내버려 둔다면 덧나거나 보기 싫은 흉터가 생길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다. 작가는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한 페이지 정도로 말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를 읽는 것처럼 한마디씩 곱씹으며 읽게 되었다. 스스로 되돌아보고 실천 의지를 다잡으면서 나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누군가를 팔로잉하지 않고 나 자신을 그로잉하자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들기 전 휴대폰을 보며 누군가를 팔로잉하지 않고 이 책을 보며 자신을 그로잉한다면 어떨까. 자신을 위한 소중한 시간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바쁜 일상을 보내며 자신을 놓치고 있는, 혹은 이미 자신을 돌보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한 편의 노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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