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금융 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악의 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메모리 업황 약화로 1분기 4조 6천억원 적자인데, 이는 2008년 4분기(-6천900억원), 2009년 1분기(-7천100억원) 연속 적자 후 처음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감산 효과와 수요 회복을 예상했다.
27일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1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공시한 것처럼 반도체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이에 따라 2분기부터 재고수준은 감소하기 시작했고 감소폭은 하반기에 더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부터 이어진 재고조정으로 고객사 재고도 감소하면서 하반기에는 수요가 점차 회복될 전망"이라며 "서버나 스토리지 대비 고객사 재고조정이 일찍 시작된 PC나 모바일 같은 소비자향 제품부터 수요 회복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발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천4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주저앉은 것은 2009년 1분기(5천900억원) 이후 처음이다. 매출은 63조7천45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8.1% 감소했다. 순이익은 1조5천746억원으로 86.1% 줄었다. 이는 7일 공시한 잠정 실적(매출 63조원, 영업이익 6천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무려 4조5천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DS 부문 매출은 13조7천300억원에 그쳤다. 작년 동기(매출 26조8천700억원, 영업이익 8조4천500억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반토막 났고, 영업이익은 무려 13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고가 많아도 너무 많고 수요도 기존 예상보다 더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어느 정도 속도로 재고가 줄어들 수 있을지는 확언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미래 대비 투자는 크게 늘렸다. 올해 1분기 시설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0조7천억원이다. 역대 1분기 기준으로 최대 금액이다.
이중 반도체는 9조8천억원, 디스플레이(SDC)는 3천억원 수준이다. 연구개발비는 6조5천800원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 감소했지만 R&D 투자액은 오히려 10.3% 늘린 24조9천292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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