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7일 새벽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의 강화된 대북 확장 억제 조치가 포함된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다. 핵협의그룹(NCG)을 창설, 한미 두 나라가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는 공동 작전 수행을 협의하게 된다는 것이 가장 주목을 끄는 합의 내용이다. 미국 '핵우산'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미국이 핵 자산에 대한 정보와 기획, 대응 실행을 누구와 함께 공유하고 의논한 적이 없다"며 "새로운 확장 억제 방안이고, 그래서 더욱 강력하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도 사실상의 핵 공유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반도체과학법 등에 대한 우리 측 우려를 해소하고자 지속 협의한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가 적지 않다. 대한민국의 안위를 지키는 핵심축이 한미동맹인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지켜 나가겠다는 미국의 강한 의지가 확인된 것이다. 미국이 확실하게 그 실행을 보증한다는 의미에서 '워싱턴 선언'이라고 명명한 것뿐만 아니라 워싱턴 선언이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일부가 아닌 별도 문건 형식으로 도출된 점은 우리로서는 큰 외교적 수확이다.
강화된 확장 억제 조치를 이끌어낸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실이 크지만 확실한 안전보장을 이루기 위해 미국과 더 많은 협의가 필요하다. 워싱턴 선언에는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인 한반도 전개 확대가 들어갔다. 하지만 핵은 핵으로 억제됐고, 이를 통해 공포의 균형이 유지되는 방법으로 평화가 지켜졌다는 점에서 미국 주도의 핵 비확산 체제를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전술핵 재배치도 고려해야 한다. 핵 버튼을 누를 때 NCG가 우리 결정을 반영시키는 실효적 역할을 해야 한다. 북한의 핵 위협을 저지하기 위해 더 많은 세부 후속 협의가 필요한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은 그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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