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간호법 반발’ 의료 단체 총파업, 국민 건강 위해 자제해야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이 간호법 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의사면허취소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반발해 이번 주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간호사를 제외한 보건의료 분야 각 직역의 연대 총파업이 현실화되면 진료 차질 등 의료 현장의 혼란이 우려된다.

의사와 간호조무사 단체 등 13개 보건의료 단체가 참여하는 보건복지의료연대(의료연대)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5월 4일쯤 부분 파업과 함께 총파업 결의 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료연대에는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임상병리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의료연대는 간호법이 통과되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몇 차례 언급했다. 총파업 시점은 국무회의가 예정된 5월 11일과 18일 직후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간호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압박하기 위해서다. 4일 예정된 부분 파업은 지역별·시간별로 한정해 진행할 것으로 보여 진료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사, 임상병리사, 간호조무사 등 의료 직역의 연대 총파업이 실시되고, 대학병원 등의 전공의와 수련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가 가세하면 사태는 심각해진다. 2020년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했을 때, 전공의 참여율이 80%에 육박하면서 진료 현장에 큰 차질이 발생했다.

국민들은 간호법 사태가 의료단체 간 이해 충돌, 총선을 앞둔 여·야의 정치적 셈법에 따른 힘겨루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간호법은 반대 측의 손해나 찬성 측의 이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의사단체와 간호사단체의 자존심 싸움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다. 여론을 살펴보면, 이번 파업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 어떤 명분이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한 의료계 파업은 자제돼야 한다. 정부는 총파업에 대비해 현장을 점검하고 진료 공백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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