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번엔 ‘춤추는 사람들’…국제갤러리 부산점, ‘줄리안 오피’ 개인전 선보여

5월 3일부터 7월 2일까지
석천홀서는 VR 작품 체험

줄리안 오피, Dance 3 figure 2. 국제갤러리 제공
줄리안 오피, Dance 3 figure 2. 국제갤러리 제공

국제갤러리 부산점(부산 수영구 구락로 123번길 20 F1963)이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줄리안 오피(Julian Opie)의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을 5월 3일부터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회화, 조각, 모자이크, 영상, VR, 그리고 라이브 퍼포먼스 등의 다채로운 작품군을 선보이며 디지털 매체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관심 및 작품세계를 총망라한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의 전시 공간은 사운드가 포함된 LED 영상 작품들을 필두로 꾸려지는데, 모두 춤을 추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오랫동안 창작의 모티브가 된 '걷는 사람들'의 형태를 탈피해 새로운 인체의 움직임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틱톡(TikTok)과 유튜브(YouTube) 같은 플랫폼을 통해 셔플 댄스(shuffle dance)를 접하게 됐고, 간단하고 반복적인 동작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를 지닌 이 춤에 매료됐다. 그는 실제 댄서로 활동 중인 딸과 함께 춤을 고안하고 이를 이미지로 표현하는 동시에 사운드 요소를 포함시킴으로써 한층 더 증폭된 율동감과 생동감을 선사한다.

줄리안 오피, Dance 2 Step 1. 국제갤러리 제공
줄리안 오피, Dance 2 Step 1. 국제갤러리 제공

특히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 부산점 역사상 처음으로, 바로 인접한 F1963의 공간인 석천홀로 확장된다. 석천홀의 앞뒤 공간에는 각 2개씩, 총 4개의 VR 부스가 설치돼있다. 참여자는 VR 고글을 끼고 부스 내부를 거닐면서 최신 기술을 통해 구현된, 즉 가상 세계에서 재현된 조각, 영상, 페인팅 등의 다양한 작업들을 보게 된다.

또한 석천홀의 중앙 공간에는 다양한 포즈와 크기의 사람 조각들이 놓인다. 가장 높은 크기의 조각은 부산 사람들을 본 떠 만든 것이며, 이와 함께 런던의 공원에서 포착한 사람들의 포즈를 바탕으로 제작한 스테인리스 조각들도 위치한다. 작가는 이 작품군에서 스테인리스의 얇고 부드러운 선을 이용해 관절의 구부러짐을 자연스레 표현했는데, 이는 인간의 신체가 공간, 중력 그리고 풍경과 긴밀한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작가가 지난해 여름 부산 해운대와 센텀시티의 행인들을 포착한 이미지를 활용해 제작한 회화 시리즈 'Walking in Busan. 5.'도 설치된다. 그는 종종 자신의 전시가 열리는 도시에서 포착한 이미지들로 작품을 제작해 선보이는데, 해당 도시의 관객과 작품의 친밀도를 높인다.

작품 옆에는 4개의 러닝머신이 놓여 있어, 전시 기간 내내 사람들이 그 위를 걷는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희망하는 관람객이면 누구나 직접 걸어볼 수 있는 참여형 작품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그의 '걷는 사람들'이 평면 작업에서 입체적으로 튀어나온 듯한 감흥을 선사하며 도시와 관람객, 그리고 작품이 하나 되는 흔치 않은 경험을 선사한다.

국제갤러리 관계자는 "그동안 줄리안 오피는 예리한 관찰력은 물론 기술, 재료, 미술사에 대한 관심을 발휘해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현실의 대상들을 고유한 조형언어로 재해석해왔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확고한 작업세계를 구축했다"며 "때로는 실재하고, 때로는 실재하지 않는 그의 작품 속 대상들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우리가 사는 세상을 다시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줄리안 오피, Figure 2, position 9. 국제갤러리 제공
줄리안 오피, Figure 2, position 9. 국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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