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이, 슬로우 스타터' 삼성, 오재일 '한방'에 승부 건다

두산전에서 역전 만루홈런…KT전에서도 연장 결승홈런
위기 상황마다 해결사 역할…최근 결정적 순간 홈런포로 두 차례 팀 구해
삼성, 2일부터 키움과 3연전…'트레이드' 이원석과 적으로

삼성 라이온즈의 주장이자 팀 타선의 핵 오재일. 최근 결정적 순간 홈런포를 터뜨리며 두 차례 팀을 구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주장이자 팀 타선의 핵 오재일. 최근 결정적 순간 홈런포를 터뜨리며 두 차례 팀을 구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 제공

"어이, 슬로우 스타터(Slow Starter). 올해도 그래? 그래도 너무 늦는 거 아냐?"

지난달 27일 한낮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벌어지기 3시간 전쯤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이 웃으면서 삼성 오재일에게 한 마디 건넸다. 한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 전 감독은 두산에서 오재일과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다.

그라운드에서 가볍게 몸을 풀던 오재일이 김 전 감독에게 고개를 숙여 깍듯이 인사했다. 그리곤 멋쩍은 듯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슬로우 스타터'로 유명(?)한 오재일은 앞선 3경기에서 안타가 없었고, 시즌 초반이긴 해도 타율이 1할대에 머무르고 있었다.

이날 밤 오재일의 방망이는 불을 뿜었다. 3대6으로 뒤지던 7회말 2사 만루 때 오재일이 타석에 섰다. 앞선 두 타석에선 연거푸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더는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볼카운트 3B-1S에서 역전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7대6 승리를 이끌었다.

30일 KT 위즈와의 수원 원정에서도 결승 홈런을 날렸다. 0대0으로 팽팽히 맞서던 연장 10회초 KT 마무리 김재윤으로부터 우월 솔로 홈런을 빼앗았다. 이 한 점이 양팀을 포함, 유일한 득점이었고 삼성은 1대0으로 이겼다.

삼성 라이온즈의 주장이자 팀 타선의 중심 오재일. 최근 부진을 벗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주장이자 팀 타선의 중심 오재일. 최근 부진을 벗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은 이번 주 키움 히어로즈와 대구 홈에서 3연전을 갖고 부산으로 떠나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을 치른다. 두 팀 모두 까다로운 상대다. 키움에선 얼마 전 트레이드로 삼성을 떠난 이원석이 뛴다. 롯데는 봄 바람을 타고 파죽의 8연승으로 1위를 질주 중이다.

삼성은 5연승으로 상승세다. 특히 선발 투수진이 안정감을 찾고 있는 데다 오재일이 회복세를 보이는 점이 반갑다. 이원석이 키움 불펜 김태훈과 유니폼을 맞바꿔 입으면서 삼성 중심 타선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던 터라 오재일의 활약은 위안이 된다.

롯데가 2일부터 5연승 중인 KIA 타이거즈와 맞서기에 상승세가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최근 기세가 워낙 좋은 데다 어린이날(5일)까지 끼인 홈 경기여서 만원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으로선 키움전에서 최대한 승수를 쌓을 필요가 있다.

예고된 대로라면 2일 삼성 선발은 데이비드 뷰캐넌. 키움은 에릭 요키시가 먼저 마운드에 오른다. 지난달 20일 둘은 맞대결했다. 당시 뷰캐넌은 6⅔이닝 9피안타 5실점(4자책점), 요키시는 6이닝 5피안타 1실점했다.

삼성은 키움에 이원석을 내주고 데려온 김태훈이 불펜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키움 마운드를 공략하는 게 관건. 해마다 4월 부진하다 5월부터 제 모습을 찾아간 주장 오재일이 힘을 내준다면 해볼 만한 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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