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다 하다 ‘이재명 기소 면제법’까지 내놓은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기소를 무효화하는 법안까지 만들었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이 대표가 기소되기 13일 전인 작년 8월 26일 이 대표의 기소 근거 조항을 삭제하고 이미 기소된 사람 등에게 소급 적용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개정안은 친명계인 김남국·김승원·김의겸·문진석·박찬대·서영교 의원 등이 공동 발의했다.

현행 선거법(250조 1항)은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자신의 '행위' '경력' '재산' 등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 의원 등은 이 중 '행위'라는 단어를 삭제해 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부칙에 '이 법의 시행 전의 행위에 대한 벌칙의 적용에 있어서는 이 법을 따른다'는 조항을 넣어 개정안의 효력이 소급 적용되도록 했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 대표는 기소 면제 판결을 받게 된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 고(故) 김문기 씨를 알고 있었다는 과거 '행위'에 대해 '몰랐다'고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작년 8월 기소됐다.

기가 막히는 입법 농단이다. 이 대표 한 사람의 법적 처벌 면탈을 목적으로 한 선거법의 개악이라는 점에서,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위한 공법(公法)상의 대원칙인 소급 적용 금지까지 파괴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런 비판을 의식했던지 장 의원은 개정안 제안 이유에서 "허위 사실 공표 대상 가운데 '행위'는 너무 광범위하고 불명확해 죄형법정주의 파생 원칙인 명확성 원칙에 반한다"며 "위헌 시비를 없애기 위해 '행위'를 삭제해야 한다"라고 했다. 국민을 우습게 아는 거짓말이다. 헌법재판소는 허위 사실 공표 위반 대상에 '행위'가 포함된 선거법 관련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결정한 바 있다. 민주당은 더 이상 국민을 농락하지 말고 개정안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 국회의원이 만든다고 모두 법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