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M - Maeil Mz Magazine]
매일신문 문화체육부 젊은 기자들이 'MZ세대가 만들어 가는 새로운 문화'들을 작정하고 소개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 세대 간극을 좁히는 한편 젊은 독자층을 겨냥해 신문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기도 합니다. 기존의 지면 틀을 깬 '진짜 트렌디한' 지면을 펼쳐 보이려 합니다.
코로나 끝나기만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드디어 일본 여행이다. 느지막이 일어나 마제 소바와 돈코츠라멘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여유롭게 피규어숍을 구경한 뒤 나만 아는 분위기 좋은 골목에서 소고기와 맥주 한 잔. 이 모든 게 당일치기로 가능한 여행이라면? 요즘 MZ세대의 일본 여행을 따라 가본다.
◆12:00 돈코츠 라멘의 구수한 맛~ 오이시데스!
얼마나 기다려 온 날인가. 우리도 드디어 왔다. 일본에. 간판만 봐도 힙함이 느껴진다. 자 시간이 없다. 이번 여행은 당일치기다. 어서 움직여야 한다. 일본에 왔으면 라멘은 먹어줘야지.
いらっしゃいませ!(어서오세요)
들어서니 진한 육수 냄새가 물큰 풍긴다. 보자…키오스크로 주문해야 하는데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다. 하나만 선택하긴 無理(むり, 무리)! 돈코츠 라멘, 마제멘, 차슈동.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 세 개를 시켰다.
작은 가게지만 분위기 하나는 끝내준다. 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모험까지 익숙한 일본 애니 포스터들이 눈에 띈다. 그래 이거지. 닛폰 감성 너무 좋다. 사진은 무조건 남겨야지. 다들 알지? 이런 건 필름 카메라랑 찰떡이라고!
드디어 나온 음식. 배고픈데 친구가 또 사진을 찍어야 한단다. 참자. 하나둘 셋. 이제 됐지? 라멘과 차슈동을 비빈다. 냄새가 미쳤다. 입 벌려 음식 들어간다.
아니 이 맛은 美味! (미미, 아름다운 맛)
눈물의 맛이다. 그 참에 우리의 여행 메이트 영웅이가 도착했다. 이 녀석까지 숟가락을 거드니 음식은 금세 동났다.
뭐 했다고 시간은 벌써 두시. 네이버 블로그를 뒤져 여행 필수 일본어를 찾아본다. 계산해주세요가 뭐라더라. 찾았다. 오카이케-오네가이시마스. 아리가토 고자이마스!
◆15:00 피규어가 75만원? 스바라시~
밥을 든든하게 먹었으니 이제는 눈이 즐거울 차례. 애니의 나란데 피규어숍을 빠트려선 되겠는가. 구글 맵을 키고 검색. 다행이다. 걸어서 15분 거리. 친구들아 가보자고!
피규어숍 입구부터 애니 강국이라는 느낌이 물씬 난다. 커다란 하이큐, 나루토 사진이 우릴 반겨준다. 가게 문을 여니 귀에 애니 노래들이 콱콱 박힌다. 사실 조금 기가 빨리는 것 같기도 하지만 눈을 못 떼는걸.
"저거 좀 꺼내줘!"
가격을 보니 피규어를 다시 내려놔야겠는 걸. 작은 피규어가 한국돈으로 75만원이나 한다. 그냥 보기만 하자. 피규어숍을 빠져나오니 옆에 학생 한 무리가 옹기종기 놀고 있다. 뭐야 뭐야. 역시 애니와 가챠의 나라다. 귀여운 뽑기가 천지다. 아니 레미레미 도레미도 있잖아? 2000년생 영웅아 너 이 만화 아니?
당연하지!
え(에)? 스고이~
◆18:00 美味! 야끼니꾸…일본 못 잃어
배는 출출해져 오고 해는 지고 있다. 저녁을 먹으러 떠나야 할 때. 아 그전에 카페인 충전부터! 주택을 개조한 어느 한 2층 카페. 아이스 아메리카노 쿠다사이를 외치고 2층 테라스에 자리 잡았다. 조금 피곤한 탓일까. 우리는 아무 말 없이 밖만 쳐다봤다. 사실 이것도 콘셉트지. 우리 조금 힙해보이는 걸? 어서 힙한 이 감성을 카메라로 남기라고!
저녁으로 픽한 곳은 야키니쿠가 유명하다는 가게다. 우리의 마지막 일본 만찬인 만큼 거하게 먹고 돌아가야 한다. 웨이팅이 있는데 다행히 우리가 첫 순서란다. 15분만 기다리면 된다.
이 기다림의 시간도 허투루 쓸 수 없다. 느낌 있는 야키니쿠 가게 앞에서 찰칵찰칵. 그러다 골목에서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오오오옷! 일본의 인기가수 아이묭이다!!!! 이마세의 나이트 댄서까지! 아앗…이러면 댄스 챌린지까지 하고 싶잖아. 몸을 들썩이다보니 어느새 우리 차례다!
비…비싸다! 하지만 마음껏 먹자. 모둠 야끼니쿠 한판이 나왔다. 화로에 고기를 올린다. 각자 고기는 각자가 굽자고. 소고긴 많이 뒤집으면 안 된다는 데 못 참고 이리저리 뒤집었다. 자자 같이 시킨 기린 생맥주도 나왔고, 소고기도 적당히 익었다. 고생했다 친구들아. 축배의 잔을 들자.
역시 일본 맥주. 부드러움 끝판왕인데 소고기까지 혀에서 살살 녹는다. ㅠㅁㅠ. 집에 돌아가기 싫다. 정신없이 먹었다. 무려 20만원치나. 이때 아니면 언제 즐기겠어.
소화도 시킬 겸 일본 밤거리를 걷는다. 반쯤 내려온 어느 한 가게 셔터 뒤에 들어가 사진도 찍어보고 선물숍 앞에서도 한 컷 남긴다. 어디서 맛있는 냄새가 풍겨오는데…냄새를 따라간 거리는 완전 일본풍 노상 거리다. 곧 집으로 돌아가야 하니 사진이라도 많이 남기자. 찰-칵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 친구들아 오늘 정말 재밌었다. 다들 조심히 잘 가라. 난 대구 중구 반월당역에서 지하철 2호선 타고 가면 돼. 너네는?
다들 속았지. 사실 일본 온 게 아냐. 대구 동성로 속 일본풍 가게만 주구장창 찾아다녔다. 가성비 최고 일본 여행 아닌가. 오늘 간 곳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는데 낚인 친구들이 꽤 많다. 대성공. 사실 우린 대학생, 아직 일본 여행 갈 돈이 없어 저렴이로 대구에서 일본 여행을 즐겼다.
우리와 같은 MZ는 보아라. 우리처럼 한번 놀아보라고! 진짜 여기가 동성로인지, 일본인지 모르게 된단다.
그리고 기대하시라. MMM의 대구 속 여행기는 계속된다. 다들 부루마블 게임 알지? 요즘은 이렇게 노는 거라고! 첫 여행지는 일본, 다음은 어딜까? 주사위 굴러가는 소리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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