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발 투수 오승환?'...오승환, 3일 대구 홈 키움전에서 선발 예정

선발 등판은 프로 데뷔 19년 만에 처음 있는 일
떨어진 구위 점검, 투구 감각 찾기 위한 조치
이닝 관계 없이 최대 60개 정도 투구할 예정

삼성 라이온즈의 오승환. 마무리 보직을 잠시 내려놓은 오승환은 3일 선발 등판을 통해 투구 밸런스 찾기에 나선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오승환. 마무리 보직을 잠시 내려놓은 오승환은 3일 선발 등판을 통해 투구 밸런스 찾기에 나선다. 삼성 제공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 대장' 오승환이 데뷔 이후 19년 만에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다. 아예 선발로 보직을 바꾼 게 아니라 부진의 원인을 찾기 위한 시험 등판이다.

삼성은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 오승환을 선발로 투입한다고 밝혔다. 오승환이 정현욱 투수코치의 권유에 따르기로 하면서 이 같이 결정됐다. 현역 시절 삼성의 핵심 불펜이었던 정 코치는 투구 감각을 끌어올리려고 선발 등판한 적이 있다.

오승환이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는 건 2005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다. KBO리그(통산 620경기)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 시절에도 선발로 나선 적이 없다. 마무리 투수 아니면 그 앞에 나서는 불펜으로 뛰었을 뿐이다.

오승환이 임시 선발로 뛰는 건 떨어진 구위를 점검하고 투구 감각을 다듬기 위한 조치. 올 시즌 10경기에 나서 1승 1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4.50으로 부진했다. 오승환이 흔들리면서 뒷문이 헐거워지자 삼성은 마무리 보직을 젊은 좌완 투수 이승현에게 넘기고 오승환을 중간계투로 내렸다.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등판하던 상황을 벗어나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평소보다 공을 많이 던질 수 있게 하려고 꺼내 든 카드가 선발 등판. 훈련 때 많이 던져볼 수도 있지만 실전에서 던지는 것과는 긴장감에서부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2일 덕아웃에서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은 "투수코치의 건의를 듣고 처음엔 놀랐지만 수용하기로 했다. 투구 수가 적다 보니 밸런스를 잡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듯하다"며 "오승환은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이고 살아나야 한다. 이 기회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감독이 밝힌 오승환의 예정 투수 수는 최대 60개 수준. 그는 "오승환 본인은 5회까지 던지겠다고 하지만 투구 수만 생각하고 이닝 수에는 구애 받지 않을 생각"이라며 "오승환의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승부는 승부이니만큼 오승환 다음에 나설 후속 불펜들을 미리 대기시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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