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진료할 때 가장 보람을 느끼고 기운이 납니다. 힘이 닿는 데까지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쓰고 싶습니다."
변정환(92) 대구한의대 명예총장은 지난 60여 년간 대구 중구 반월당 인근에서 운영한 '제한한의원'이 올해 초 재개발로 문을 닫게 되면서, 최근 동구 신암동으로 옮겨 다시 문을 열었다.
변 명예총장은 이곳에서 평일 오전 진료를 본다. 오후에는 한의원 건물 2층에서 지역 주민들을 위한 주역 강좌를 비롯해 다양한 사회 활동을 하며 일과를 보낸다.
가족 등 주변에 한의원을 다시 열겠다는 결심을 내비치자, 걱정 섞인 만류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제 진료를 그만하고 쉬시는 게 어떻겠느냐', '연세도 있으신데' 등의 우려였다. 하지만 수십 년에 걸쳐 대를 이어 자신을 찾아오는 환자들을 결코 외면할 수 없었다.
"증조부모 대부터 찾아와 그분들의 자녀, 손자녀, 그리고 증손주들까지 환자로 인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환자들이 치료를 받은 뒤 쾌유할 때 어느 때보다도 보람을 느낍니다."
변 명예총장은 1932년생이라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을 정도로 하루하루를 부지런히 보낸다. 본인부터 건강해야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는 일념으로 기본 생활부터 각별히 신경을 쓴다.
그는 전날 오후 9시쯤 잠자리에 들어 다음 날 오전 3시쯤 일어나는 습관을 젊어서부터 유지하고 있다.
지금도 기상 후에는 1만 보를 걸은 뒤 한의원으로 출근하는 일상을 거르지 않는다.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태극권으로 체력을 단련한다.
변 명예총장은 고기와 자극적인 음식을 멀리하고 채식하는 습관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인이 갖고 있는 대부분의 질병은 무엇을 못 먹어서가 아니라, 필요 이상으로 많이 섭취를 해 생긴 문제이다"며 "50년 이상 고기를 먹지 않았고 채식과 현미밥을 즐겨 먹었다. 술, 담배는 물론 커피도 마시지 않고 튀긴 음식이나 당분이 많이 들어간 음식도 멀리한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변 명예총장은 대구한의대 설립자이자 한의학계의 대부로 통한다. 메가와티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 주치의, 국제동양의학회장 등을 역임한 그는 국제적으로도 입지적인 인물이지만 지금도 연구와 후학 양성에 의욕적이다.
특히 변 명예총장은 동의보감을 현시대에 맞춰 집대성한 '대한의보감'(大韓醫寶鑑)을 조만간 출간할 계획이다. 무려 지난 10여 년간 공들인 결과물이다.
또한 (사)대자연사랑실천본부 이사장으로서 자연보존 활동, 채식문화 홍보 등을 젊은 층에게 확산하는 일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환자들에게 최선의 진료를 펼치는 것은 물론, 후진 양성을 통한 한의학의 발전에도 더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지역사회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봉사도 활발히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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