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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전 달성문화재단 대표 "트로트가 한국인의 사랑을 받는 비결은?"

매일신문 CEO포럼 제7기 5주차 '한국인의 트로트' 강연

지난 2일 포항시 남구 지곡동 포스코국제관에서 조향래 전 달성문화재단 대표이사가 매일신문 CEO포럼 제7기 5주 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지난 2일 포항시 남구 지곡동 포스코국제관에서 조향래 전 달성문화재단 대표이사가 매일신문 CEO포럼 제7기 5주 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매일신문 CEO포럼 제7기 5주 차 강의가 지난 2일 '한국인의 트로트'를 주제로 포스코국제관에서 열렸다.

이날 강의를 맡은 조향래 전 달성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트로트만큼 한국인의 정서를 잘 표현하는 음악이 없다"고 운을 떼며 트로트가 한국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 강연을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트로트는 1910년 이후 영국 등 서양에서 유행하던 4분의 4박자 댄스 음악 리듬에서 시작됐다. 이것이 일본으로 넘어가 민속음악과 결합한 것이 엔카였고, 엔카가 일제 때 한국으로 와 정착한 것이 트로트이다.

트로트는 이런 과정을 거쳤지만, 엔카의 뿌리가 한국에서 나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한국인과 잘 맞았다. 당대 일본 최고의 가수들도 시원하게 내지르는 한국의 트로트를 경험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트로트는 1960, 70년대를 거치면서는 탄압을 받기도, 경박하다는 무시를 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중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던 것은 해방의 기쁨과 분단 전쟁의 비애, 실향 이별의 정서 등 '한'(恨)을 노래하거나 꿈과 향락을 추구하는 다양한 감정들이 트로트에 녹아들어 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다 남진, 나훈아 등 초대형 스타들이 탄생해 트로트 전성기를 이끌어 낸 것도 한몫을 차지했다.

최근에 와서는 젊은 트로트 스타들이 대거 탄생하는 등 역사상 최대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조 전 대표는 "서구 음악으로만 채울 수 없는 한국적인 정서를 트로트가 충족시켜 주기에 대중들이 열광하는 것 같다"며 "굴곡 많은 우리 역사를 표현하고, 시대 유행에 따라 옷을 바꿔 입는 유연함이 오래도록 사랑을 받는 비결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향래 전 대표는 매일신문 논설위원, 문화사업국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향촌동소야곡' 등이 있다.

지난 2일 포항시 남구 지곡동 포스코국제관에서 조향래 전 달성문화재단 대표이사가 매일신문 CEO포럼 제7기 5주 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지난 2일 포항시 남구 지곡동 포스코국제관에서 조향래 전 달성문화재단 대표이사가 매일신문 CEO포럼 제7기 5주 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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