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윤 정부의 외교 정책 방향 옳다면 국민 충분히 설득시키라

7~8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방한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무능 외교' 프레임을 또 꺼내 들었다. 민주당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 미국 방문 정상 외교에 대해서도 '퍼주기 외교' '호갱 외교' 공세를 폈다. 민주당이 이처럼 윤 정부의 외교에 '무능' '퍼주기'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외교 사안에서 비롯된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8일 발표한 결과에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로 외교(38%)가 1위를 차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여론조사가 과학적이고 공정하지 않으면 국민을 속이는 행위"라고 말했다. 여론조사가 공정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에는 오차가 존재하고, 조사 주체의 의도와 성향에 따라 다소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추세를 무시할 수는 없다.

만약 추세마저 '공정하지 않고 객관적이지 않은 꼼수의 결과'라고 간주한다면 엉뚱한 길로 가게 된다. '국민들이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원망해서도 안 된다. 국민들 다수는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판단할 뿐 애써 찾고 분석하지 않는다. 그러니 국민적 지지를 얻고 싶다면 국민들이 일부러 애를 쓰지 않아도 알 수 있도록 정부가 '이슈 파이팅'을 펼쳐야 한다. 일본과 관계에서 전 정부와 다른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면 전 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망쳤는지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노동시간 연장, 연금 개혁, 노동 개혁, 교육 개혁 등도 마찬가지다. '옳은 방향이니 가겠다'고 나오면 지지층이야 환호하지만 중도층은 거부감을 갖게 된다.

정부의 진심과 충심을 결국 국민들이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은 오산이다. 국민이 수고를 해서 정부의 진심을 알도록 하지 말고, 정부가 수고를 해서 국민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책은 동력을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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