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발투수' 오승환, 절반의 성공

5이닝 3실점 패전했으나 초반 제외하면 안정감 보여줘
개인 최다 이닝·투구 수 기록, 역대 최고령 첫 선발 등판

삼성 라이온즈의 오승환이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오승환이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처음이라서 선발투수들에게 조언을 많이 들었을 겁니다. 저도 어떻게 던질지 궁금하고 기대도 되네요."

3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같이 전했다. 삼성과 키움 히어로즈 간 경기가 열리기 약 2시간 전의 일이다. 삼성의 '끝판 대장'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이날 데뷔 19년 만에 처음으로 선발 등판하는 것을 두고 한 얘기다.

구위를 점검하고 떨어진 투구 감각을 다듬게 하는 게 코칭스태프가 밝힌 이번 등판의 목적. 마무리 때보다 좀 더 편안한 상황에서 투구할 수 있게 선발로 내세운 것이다. 이날 1만3천394명의 관중이 오승환의 선발 등판 경기를 보기 위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았다. 삼성은 이날 키움에 1대4로 패했다. 선발로 나선 오승환은 패전 투수가 됐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오승환에 초점을 맞추면 절반의 성공이라 할 만했다. 경기 초반을 제외하면 오승환의 투구 내용은 대체로 안정적이었다. 타선이 상대 선발 아리엘 후라도(8이닝 6피안타 6탈삼진 1실점)에 막혀 승부를 뒤집진 못했으나 오승환은 이닝을 거듭할수록 투구에 자신감이 붙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오승환은 5이닝 5피안타 6탈삼진 3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다. 1회 2점 홈런을 맞는 등 3연속 장타를 허용하며 흔들렸고 2회에도 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했으나 이후 점차 안정을 찾았다. 2회 세 번째 타자부터 5회까지 10타자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오승환이 던진 공은 73개. 프로 무대 데뷔 후 가장 많은 공을 던졌다. 이전 가장 많이 던진 기록은 59개(2005년 5월 26일 SK 와이번스전). 이날 속구 34개, 슬라이더 21개, 포크볼 12개에다 커브(6개)를 간간히 섞어 던지며 완급을 조절했다.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9㎞. 가장 느린 커브는 시속 117㎞를 기록했다.

KBO리그에서 역대 최고령 선발 첫 등판 기록도 이날 투구로 오승환의 몫(40세 9개월 18일)이 됐다. 은퇴한 박찬호(한화 이글스)가 갖고 있던 38세 9개월 13일이 이전 최고 기록. 개인 최다 이닝 기록(이전 2005년 7월 2일 대구 현대 유니콘스전 4이닝)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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