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사서라면 누구나 거쳐 가는 관문이 있다. 바로 도서관 견학 프로그램이다. 도서관마다 도서관 견학, 도서관 체험학습, 도서관 이용자 교육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우리 도서관에서는 도서관 탐방으로 불렀다.
도서관 탐방에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는 사서가 직접 그림책을 읽어주는 시간이다. 특별한 그림책을 읽어주고 싶은 마음에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런데 어린이들에게 앞으로 친하게 지낼 '책 친구'를 소개한다고 생각하니, 선택은 의외로 쉬웠다.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을 읽어주기로 마음먹었다. 생각만해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나의 최애 그림책 나카에 요시오의 '그건 내 조끼야'를 골랐다. 당시 남자친구에게 읽어주며 열심히 연습했다. 남자친구는 지금의 남편이 되었고 여전히 나의 최애 그림책이다.
그림책 '그건 내 조끼야'는 일본의 대표 작가인 나카에 요시오가 글을 쓰고 우에노 노리코가 그림을 그렸다. 두 사람은 부부 작가로 치밀한 구성과 신뢰와 우정을 담은 따뜻한 그림책으로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 왔다.
이 그림책의 매력은 단순함이다. 짧은 글귀와 비슷한 상황이 리듬감 있게 반복된다. 주인공 쥐돌이는 엄마가 직접 떠주신 빨간 조끼를 자랑한다. 처음엔 오리가 "정말 멋진 조끼다! 나도 한 번 입어보자." 하고 그 조끼를 입어본다. 쥐돌이에게 꼭 맞는 조끼는 오리에겐 조금 작다. 조금 작은 조끼를 입고 "조금 끼나?" 하고 말하는 오리의 표정과 모습이 재미있게 표현된다.
다음엔 원숭이가 그 다음엔 물개가 그리고 마지막엔 코끼리가 입어 조끼는 엄청나게 늘어나고 만다. 작은 조끼를 입은 동물들의 표정과 모습에서 웃음이 새어 나오고 쥐돌이의 소중한 조끼가 찢어질까 조마조마한 마음이 동시에 든다. 결국엔 쥐돌이는 다 늘어진 빨간 조끼를 입고 어깨가 축 처진 채 집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이야기가 끝이 난 것처럼 보이지만 이 책의 반전은 에필로그 같은 마지막 장에 있다. 쥐돌이를 향한 안타까운 마음이 쌓이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비로소 안도와 기쁨의 반응이 터져 나온다.
요즘엔 그림책을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를 위한 책이라고 한다. 이 책 '그건 내 조끼야'는 그림책을 처음 접하는 유아나 그림보다 글자가 먼저 보이는 어른이나 누구나 같은 장면에서 웃고 같은 장면에서 걱정하고 마지막 장면에서 미소 지을 수 있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책이다.
그림책을 고르고 열심히 연습해 어린이들에게 읽어주던 새내기 사서는 어느덧 7년 차 사서가 되었다. 서툰 그림책 읽기에도 쫑긋 귀 기울이던 어린이들은 초등학생 고학년, 중학생으로 자랐을 테다. 여전히 그림책 '그건 내 조끼야'는 좋은 '책 친구'로 남아있을까?

댓글 많은 뉴스
전한길 "탄핵 100% 기각·각하될 것…尹 복귀 후 개헌·조기총선 해야"
"헌재 결정 승복 입장 변함없나" 묻자…이재명이 한 말
尹 선고 지연에 다급해진 거야…위헌적 입법으로 헌재 압박
'위헌소지' 헌법재판관 임기연장법 법사위 소위 통과…문형배·이미선 임기 연장되나(종합)
박지원 "탄핵 심판 5:3?…기각하면 제2의 이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