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나의 아프고 아름다운 코끼리

바바라 포어자머 지음, 박은결 옮김/ 웅진 지식하우스 펴냄

우울증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우울증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신경과학회는 2020년 우리나라의 우울증 유병률은 36.8%으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지만 우울증 치료에 대한 인식은 최하위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혹시 이를 보고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가? 아직 10대인 나는, 20대인 나는 그렇지 않다고 대학 강의실 옆자리에서 같이 수업을 듣고 있는 나의 동기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혹시나 이런 생각을 한다면 큰 오산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수는 2017년 약 69만 명에서 2021년 93만 명으로 25%가량 늘어났다. 이 중 특히 20, 30대 청년 우울증 환자 수는 4년만에 약 50%가 증가했다. 2020년 한국의 5~14세 우울증 환자 수는 9천621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10대 청소년 우울증 진료 환자만 5만 7천587명이다. 또 여가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22 청소년 통계'에는 중·고생 10명 중 3명은 최근 1년 간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 산재해있는 우울증, 언제 어디서 나의 지인에게 혹은 내가 겪게될 지도 모르는 이 우울증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나의 아프고 아름다운 코끼리'는 '우울증'을 '코끼리'에 비유하며 우울과 무력함 속에서 삶을 이어가는 고충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또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해준다.

흔히 우울증은 어린 시절의 부정적인 경험이나 트라우마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재의 언행과 감정 등을 과거의 사건과 관련지어 생각하는 등 '우울증의 원인'을 밝히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저자는 우울증을 '알레르기' 혹은 '천식'처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알레르기나 천식이 생겼다고 해서 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지는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저자는 우을증의 원인을 찾는 대신 나의 감정에 충분히 공간을 내어주되, '마음챙김' 혹은 '명상'보다는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라"고 권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우울증을 받아들이는 자세, 매일 병원에 갈 수 없는 현대인들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 정신과 치료에 대한 심리적인 장벽을 낮추는 조언 등을 전한다. 우울증을 대단히 큰 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아주 조금 불안정할 뿐이다'고 생각하라고 조언해준다.

누군가 이야기한다. "'난 할 수 있어. 하지만 하고 싶지 않아'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다. 이 세상에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은 없다. 죽는 것, 그리고 화장실에 가는 것 빼고는"이라고. '나는 모든 면에서 부족하기 때문에 완벽해 보여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우울, 무기력, 공허함으로 매일마다 힘겨운 아침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일어나는 법'을 전한다. 284쪽, 1만7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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