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만에 이탈리아 축구 리그(세리에A) 우승을 차지하자 나폴리 도시 전체가 하늘빛으로 물들었다.
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나폴리 곳곳에 도로와 골목, 건물은 하늘색 플래카드와 깃발로 나부꼈다. 하늘색은 나폴리를 상징하는 색이다.
축구가 종교나 다름없는 나폴리에서는 유니폼을 입은 시민들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현지 특파원은 대규모 단체 응원은 드물었지만, 이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 가족, 친구와 광장을 거닐며 우승의 여운을 만끽했다고 전했다.
차창 밖으로 나폴리 깃발을 흔드는 사람들, 반려견에게 나폴리 유니폼을 입힌 사람들까지 저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우승을 축하했다.
나폴리 팬들은 우승 갈증을 끝내준 주역으로 '철벽 수비수' 김민재를 꼽았다.
나폴리가 올시즌을 앞두고 김민재를 영입하자 팬들은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그는 우려를 지우고 시즌 내내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팬들은 김민재를 '사자', '글래디에이터', '한국의 만리장성'이라고 불렀다.
빈첸초(45)씨는 "김민재가 세리에A보다 한 수 아래인 튀르키예(터키) 리그에서 왔기 때문에 사실 기대치는 낮았다"며 "그런데 내 생각이 짧았다. 그는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활약하며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나폴리 시민들은 이번 우승은 차별의 한을 풀어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탈리아는 공업이 발달한 북부에 비해 낙농업 중심의 남부 지역이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다. 빈부격차가 극심한 편.
이로 인해 남부 도시인 나폴리 팬들이 북부로 원정 응원을 가면 심한 모욕을 당해야 했다.
특히 유벤투스나 인터 밀란, AC 밀란 같은 북부 팀을 상대로 원정을 가면 '이탈리아의 하수구' 같은 소리까지 들었다. 나폴리가 자신들을 업신여기는 북부 사람들에게 맞서 자존심을 세워주자 팬들은 더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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